일파만파 퍼지는 코로나...재확산으로 美 경제 회복 막히나

2020-07-09 16:30
캘리포니아·텍사스·플로리다 등에서 코로나19 재확산 추세
V자 반등 힘들 수 있어...회복세가 아예 꺾일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와

회복 조짐을 보이던 미국 경제가 다시 고꾸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미국에서 코로나19가 고삐 풀린 듯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자 업계가 허리띠를 졸라매거나 개인이 활동을 자제하기 시작하면서 경제회복이 탄력을 잃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EPA·연합뉴스]


최대 감염국인 미국에서는 코로나19 누적 환자가 300만명을 넘어섰다.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현재(한국시간 9일 오후 1시 34분 기준) 미국의 누적 확진자 수는 305만5004명을 기록했다. 미국 전체 인구(약 3억2900만명)의 1%가량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얘기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 역시 증가 추세다. 전날 하루 동안 미국에서는 6만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다시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코로나19 정점으로 여겨진 지난 4월, 하루 신규 환자가 가장 많았을 때(3만6000명)에 비춰보면 확산세가 훨씬 더 가팔라진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캘리포니아, 텍사스, 플로리다 등 비교적 인구밀도 높은 주(州)와 애리조나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매섭다. 이 지역은 미국 전체 경제생산량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때문에 바이러스 확산이 더 빨라질 경우 미국 경제 전체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코로나19 재확산에 경제 회복이 주춤하는 것은 고용률 추이에서 확인된다. 버지니아주립대와 애리조나주립대 경제학자들이 내놓은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5월과 6월 초 미국 성인(18~64세) 고용률은 상승해 6월 13일 발표 기준 59.6% 늘었다. 그러나 이후에는 고용률이 추가 상승하지 않고 정체기를 지나고 있다. 

온라인에 올라온 채용 공고에서도 경제가 주춤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시겔만 CEO는 "6월 마지막 주와 7월 초 채용 공고량이 6월 중순보다 20%가량 줄었다"고 전했다. 특히 6월 마지막 일주일 동안 음식·숙박업 채용 공고는 전주 대비 50% 가까이 감소했다.
 

[사진=WSJ 캡처]


아울러 코로나19가 계속 확산하자 감염 공포에 휩싸인 사람들은 정부가 새로운 규제를 내놓기도 전에 자가 격리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내 500만개 지역을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이후 애리조나, 플로리다, 텍사스에 있는 기업 주변에 유동인구가 감소한 것이 확인됐다. 문제는 개개인이 스스로 자가 격리에 들어갈 경우 소비가 위축돼 정부의 봉쇄 조처보다 더 경제 둔화를 불러올 위험이 크다는 점이다. 

아울러 WSJ은 경제가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는지와 팬데믹으로 구조적인 손상이 가해지는가 역시 문제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가 지속할 경우 더 많은 회사가 영구적으로 문을 닫을 수 있어서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이 급증했지만, 미국인들의 일시적 해고도 증가했다고 전했다.
 

[사진=WSJ 캡처]


이처럼 상황이 심각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학교들에 다시 문을 열라고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가을 신학기에 문을 열지 않는 학교엔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주지사들은 학교 문을 여는 것은 주 정부가 결정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 주지사는 "대통령은 개학을 강제할 권한이 없다. 학교가 문을 열어도 안전하다면 그때 학교를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8월 초 개교 방침을 결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빌 드 블라시오 뉴욕시장도 트럼프 정부를 향해 날을 세웠다. 그는 "올가을 뉴욕시 공립학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하고 학생들은 일주일에 2~3일가량 학교에 나가게 될 것"이라며 완전한 학교 정상화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