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결산-관광] 외래객 2000만명 목표 물거품…코로나에 무참히 쓰러진 여행업계

2020-07-10 08:00

전북 완주 아원고택을 찾은 여행객 [사진=기수정 기자]
 

올해 상반기는 유독 힘든 시기였다. 유례 없는 감염병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 공포로 모든 산업이 위기를 겪었다. 특히 지난해 일본여행 보이콧‧홍콩 시위 등으로 어려움에 빠진 여행업계의 경우 처참히 무너져 내렸다.

정부는 2020년 외래객 2000만명 달성 목표를 세우고 전방위적 마케팅을 펼치려고 했지만, 코로나19라는 복병으로 인해 시작도 못해보고 주저앉았다.

1월 20일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속 등장하면서 공포감을 조성하더니, 2월 중순부터는 대구·경북지역을 중심으로 확진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자 해외여행상품 취소율이 껑충 뛰면서 여행업계는 그야말로 초토화됐다.

하나투어·모두투어·노랑풍선 등 국내 주요 여행사의 중국 여행상품 예약 취소율은 예년보다 90% 늘었고, 하늘길까지 막히자 이제는 신규예약 수요도 거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코로나19라는 역대급 악재를 만난 여행업계는 그야말로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 일본여행 불매운동과 홍콩 시위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면서 폐업하는 중소여행사까지 발생하는 등 여행업계는 사상 최악의 위기에 직면하며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상황이 걷잡을 수 없게 되자 업계는 긴급 경영체제에 돌입하는 등 저마다 살 길을 찾기 시작했다.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아 당장 급한 불을 껐고, 사태가 장기화하자 임직원 유·무급 휴가 등을 단행했다.

토종 1세대 온라인여행플랫폼(OTA)으로 이름을 떨치던 호텔엔조이는 코로나19 여파로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도 별다른 어려움 없이 버텨왔던 호텔엔조이는 타 글로벌 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리다 코로나19 쇼크에 결국 무릎을 꿇었다. 

유급은커녕 무급휴가도 부여할 수 없는 다수 중소여행사의 경우에도 폐업 수순을 밟았다.

상황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강원도와 제주도를 중심으로 한 일부 호텔 예약률은 서서히 회복세를 보였지만, 전체적으로는 미미한 수준이다.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올해 7월 1일부터 19일까지 '2020 특별여행주간'을 마련했다. '3밀(밀폐·밀접·밀집)'을 피하는 소규모 안전여행 문화를 확산한다는 방침이다. 

또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고 관광객들이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즐길 수 있는 비대면(언택트) 여행지를 추천하고, 교통과 숙박할인 혜택도 다양하게 마련했다. 

대한민국 동행세일을 비롯해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 여행지 숙박 인증 시 국민관광상품권 지급 △캠핑장 이용객 대상 만만한 캠핑 프로모션 △추천 웰니스 관광지 할인 △베니키아 누리집 예약고객 할인 등 각종 행사와 연계한 할인 혜택까지 준비했다. 

일각에서는 확진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나서서 여행을 독려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도 있지만, 고사 직전에 처한 업계는 반기는 분위기다. 여행주간과 동행세일을 계기로 업계가 힘을 받을 수 있을 거란 기대감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기만 기다리다가 업계가 고사 직전에 이르렀다"며 "안전과 위생을 기반으로 한 여행을 정부 차원에서 독려해 관광이 조금이나마 활기를 찾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