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도움된다면 3차 북·미정상회담 하겠다"

2020-07-08 16:55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도움이 된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겠다"며 톱다운 북·미 외교 의지를 다시 드러냈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과 측근들의 연이은 폭로로 궁지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대선 승리를 위한 회심의 카드로 3차 북·미정상회담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데다, 대북 실무협상을 책임지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방한한 와중에 나온 발언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보이스오브아메리카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그레이TV 인터뷰에서 그레타 반 서스테렌 앵커가 3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묻는 말에 "나는 그들(북한)이 만나고 싶어하고 우리도 분명 그러는 것으로 이해한다"라고 답했다.

앵커가 "김 위원장과 추가 정상회담을 할 것이냐"고 거듭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되면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앵커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아마도"라면서 "나는 그(김정은 위원장)와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마도 그럴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힐러리(클린턴 전 국무장관)가 지난 대선에서 승리했다면 지금 북한과 큰 전쟁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모두들 전쟁을 벌일 것으로 본 사람은 나였지만,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보라"며 자신의 대북 정책을 자찬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우리의 가장 큰 문제는 북한"이라고 말했던 사실도 상기하면서 "민주당이 집권했다면 우리는 분명 지금 전쟁하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이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비난을 반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던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사진찍기용 행사'로 2년을 낭비하며 북한이 핵과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을 계속할 시간을 벌어줬다고 비난한 바 있다.

북핵 프로그램이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에는 "지켜봐야 한다"면서 "알다시피, 아직 운반수단 등이 없다"고 설명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한 장거리 운반체계가 없는 상황에서 북핵 프로그램이 미국 본토에 직접적인 위협은 아니라는 취지로 읽힌다.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에는 반응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의 연장선으로도 해석된다.

그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 순간이 있을 수 있다. 우리는 매우 진지하게 논의하고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지금 우리는 김정은과 잘 지내고 있고, 나는 그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