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도 앙드레김 디자인 아뜨리에 대표 "10월 10주기 추모 패션쇼 개최…세컨드 브랜드 선보일 것"

2020-06-25 18:36
"대중적 요소 가미하는 과도기…고유 감성 지키되 심플하고 편안하게"
적극적으로 변화·발전…"스트릿 브랜드로도 변신 고려"

김중도 앙드레김 디자인 아뜨리에 대표[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故 앙드레 김이 작고한 지 어느새 10년이다. 김중도 앙드레김 디자인 아뜨리에 대표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가업이 된 브랜드를 이끌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정체돼있지 않고 살아 숨 쉬는 브랜드로 아버지의 패션을 세계에 알리며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창조하는 것이다.

25일 아주경제와 만난 김중도 대표는 오는 10월 앙드레 김 10주기 추모 패션쇼 개막을 앞두고 준비 작업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10주년을 맞이해서 대중에게 더 의미 있는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보니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김 대표는 "10주기 추모행사이니 아버지의 의상을 재해석해 선보일 예정"이라며 "최근 시니어 시장이 성장하고 패션 부문에서도 시니어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데 발맞춰 시니어 모델도 기용했다. 앙드레 김의 상징적인 스타일과 시니어 패션을 가미한 디자인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가 부친의 유지를 받들어 앙드레김 디자인 아뜨리에를 이끌게 된 것도 10년 째다. 그는 "앙드레김 디자인 아뜨리에는 1960년대 시작된 역사와 차별화된 럭셔리 콘셉트를 가진다"며 "지금 이 시점에서는 캐주얼하고 대중적인 요소를 가미해보려 하는 과도기에 와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전에는 심플한 디자인을 선보이는 제품 라인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아뜨리에의 디자인이되,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여성복을 찾는 고객의 수요가 꾸준히 있다. 이에 여성복 세컨드 브랜드 론칭을 고려 중"이라며 "브랜드의 개성이 확고하기 때문에 새로운 라인을 선보일 때 앙드레 김만의 느낌을 어떻게 녹일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오는 10월 열릴 추모 패션쇼에서 세컨드 브랜드의 일부 제품을 공개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변화를 고심하는 김 대표의 노력에 응답하듯 최근 젊은 연예인들도 아뜨리에의 의상을 찾고 있다. 가수 영탁이 미스터트롯 결승전에서 입고 나온 흰색 의상은 바로 이곳의 옷이다. 방송인 샘 오취리도 아뜨리에의 신상품을 입고 화보 촬영을 했다. 패셔니스타로 이름 높은 연예인들이 화보나 뮤직비디오 촬영용 의상을 준비하기 위해 먼저 연락해 오기도 한다.

그러나 올 한해가 순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10주기를 앞두고 많은 준비를 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은 앙드레김 디자인 아뜨리에 같이 유서 깊고 오랜 마니아층을 가진 브랜드도 빗겨갈 수 없었다.

김 대표는 "10주기 추모 패션쇼도 8월로 계획했던 것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10월로 미뤘다"며 "올해 중국 상하이에서도 10주기와 관련한 행사를 열기로 했고, 중국 베이징, 카자흐스탄에서도 행사 개최가 예정돼 있었는데 현재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김중도 앙드레김 디자인 아뜨리에 대표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김 대표의 목표는 장기적으로 브랜드를 폭넓게 확대하는 것이다. 고유의 감성을 지키되 현대적이고 새로운 요소를 가미하고, 신진 디자이너와 컬래버레이션을 하거나 다양한 콘텐츠와의 조화도 고심하고 있다. 미국 등 해외 진출도 좋은 기회를 엿보고 있다.

김 대표는 "내년에는 전시회를 기획하고 있다"며 "단순히 의상만 보여주기보다는 차별화된 문화 콘텐츠로서 흥미를 유발할 계획이다. 공연, 전시 전문가와도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적극적으로 젊은 신진 디자이너들과 컬래버레이션도 하고 싶다"며 "세컨드 브랜드로 신진 디자이너와 협업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 나아가 중장기적으로는 해외에서 세컨드 브랜드를 론칭하는 것도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체하지 않고 끊임없이 발전하며 앙드레 김의 패션을 이어나가기 위해 김 대표는 흰 드레스와 금색 문양 등으로 상징되는 화려한 앙드레 김의 디자인과 정 반대에 놓여있는 스트릿 패션을 접목하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

김 대표는 "써드 브랜드를 만든다면 스트릿 브랜드로 선보이고 싶다"며 "앙드레 김의 느낌을 잘 녹였으나 기존의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른 인상을 줘서 제품을 접한 소비자들에 '알고 보니 앙드레 김'이라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