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에 더 떨어진다? 오른다?...증시 전망 '갈팡질팡'

2020-06-25 16:24
골드만삭스 CEO "증시 고평가됐다"…주가 하락 경고
코로나 백신·치료제 개발되면 상승세 이어갈 수도

뉴욕증시가 중심을 못 잡고 흔들리고 있다. 확산세가 잡혀가던 코로나19가 미국을 중심으로 다시 번지기 시작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있어 정치가 미국 증시의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재확산 상황, 미국 대선 등이 하반기 주식시장 흐름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변수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따라 뉴욕증시의 등락이 결정될 수 있다는 얘기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코로나19 재확산 여부에 쏠려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4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정점을 찍은 뒤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었지만, 최근 들어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이날 미국에서는 일일 신규확진자 수가 3만6000명에 육박하면서 4월 25일(3만4203명) 이후 하루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특히 인구가 많은 텍사스, 플로리다, 캘리포니아에서는 각각 5000명 넘는 확진자가 쏟아져 나왔다.

상승세를 달리던 뉴욕증시도 맥을 못 추고 무너졌다. 확산을 막기 위해 봉쇄를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투심을 강하게 짓누른 것이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710.16p(2.72%) 급락한 2만5445.94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지난 11일 이후 최저치다. S&P500지수도 80.95p(2.59%) 하락하며 3050.34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 역시 222.20p(2.19%) 밀린 9909.17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역사상 처음으로 '1만 시대'를 연 이후 연일 신고가를 갱신했던 나스닥지수도 방향을 튼 것이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 추이[그래프=CNBC 캡처]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재유행으로 경제 활동이 다시 위축될 수 있다며 우려했다. 재확산 공포가 상승세를 달리던 뉴욕증시에 제동을 걸 수 있다며 비관론을 꺼내 든 것이다.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CEO)는 증시가 고평가됐다며 주가 하락을 경고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블룸버그 투자 콘퍼런스에서 최근 경제 재개 움직임과 함께 상승세를 타온 뉴욕증시에 대해 "주식시장이 향후 기업실적에 대한 전망에 비춰 약간 앞서왔다"며 "내가 맞다면 시간이 흐르면서 리밸런싱(조정)을 보게 될 것"이라며 향후 하락 가능성을 제기했다.

반면 최근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있고,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에도 열을 내고 있어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낙관론도 팽팽하다.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먼 최고경영자(CEO)는 "경제 회복은 백신 성공이 이끌 것"이라며 "백신이 과거 치료제보다 더 빨리 시장에 나올 것이라고 사람들은 낙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러 바이오 업체들이 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만큼 향후 몇 개월 동안 2분기 저점에서 큰 V자형을 그리며 회복을 보일 것이라는 얘기다.

 

S&P500지수 추이 [그래프=CNBC 캡처]


4개월 앞으로 바짝 다가온 미국 대선도 증시 변수로 떠올랐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자 투자자들이 강한 경계심을 내비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시에나대학과 함께 실시한 공동 여론조사에서 '오늘 대선이 열린다면 누구에게 투표할 것이냐'는 질문에 바이든 전 부통령이 50%를 얻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36%에 그쳤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14%p 차로 앞서가자 월가 투자 전문가들은 올해 대선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현재 상황이 향후 주식시장에 좋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CNBC 진행자인 짐 크래머는 "이날(24일) 주가가 급락한 것은 '바이든 움직임'"이라며 "바이든은 자본에 친화적이지 않은 인물로 보이는데, 그가 당선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안 현금 비중을 높이려고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들 역시 바이든의 대선 승리가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선 승리를 주가 하락 재료로 꼽았다.

반면 스위스 대형은행 크레디트스위스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증세 공약만 빼면 다른 경제 공약은 성장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