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 우려에 농식품부 "파키스탄·방글라데시 출신 농촌 인력 없다"

2020-06-23 15:32
농번기 파키스탄·방글라데시 외국인 노동자 유입설 "사실 아냐"
23일부터 두 나라 신규 비자 발급 제한·항공편 운항 중단

농번기 때 일하기 위해 우리나라에 온 외국인 근로자들 중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 출신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 입국자 가운데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23일부터 두 나라의 신규 비자 발급이 제한되고, 항공편 운항도 중단된다.

이는 두 나라에서 들어오는 고용허가제 노동자가 확진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 중 일부는 농촌 일손을 돕기 위해 들어온 인력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는데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올봄 농사 어떡하나" 코로나19로 외국인 노동자 떠난 농촌현장 [사진=연합뉴스]

2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농번기 인력난 해결을 위해 고용허가제(E-9)로 들어오는 외국인은 네팔과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미얀마, 중국 등 모두 6곳이다.

또 계절 근로자(C-4)로 유입되는 인력은 베트남과 필리핀, 캄보디아, 네팔, 중국, 볼리비아, 우즈베키스탄, 키르키스스탄, 라오스, 태국, 몽골 등 총 11곳이다.

현재 농촌에 투입되는 외국인 노동자 중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 출신은 없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번기 부족한 일손 때문에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 출신 외국인 노동자가 들어와 감염되는 사례를 차단하려 입국을 제한한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라며 “두 국가 근로자 중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농업이 아니라 제조업 등 타 업종 종사자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은 이날부터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를 대상으로 비자, 항공편 등을 제한하는 '사전적 방역 조치'를 취한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파키스탄은 누적 확진 환자가 17만6617명으로 하루에만 4951명이 새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글라데시는 3240명 늘어 확진자가 총 10만8775명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두 나라에서 확진자 수가 급증하자 중대본은 두 나라에 대한 방역 조치를 먼저 강화하기로 했다.

최근 금어기가 풀려 원양어선 선원들이 국내에 유입되고, 농번기에 대체 인력으로 외국인 근로자 입국이 늘면서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 국적을 가진 사람들의 확진 우려가 커졌다.

이어 중대본에서 “농번기 계절 노동자, 선원, 해외 근로자 등 국내 산업적 필요에 의한 인력 수요 등으로 인해 당분간 외국인 입국자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히면서 두 나라 출신 외국 인력들의 확진 가능성이 클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중대본의 외국인 입국자가 증가할 것이란 언급을 두고 오해가 생긴 것 같다”며 “농촌 인력으로 들어오는 외국인 확진자 가능성 때문에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를 우선 조치 대상국으로 정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농번기 인력난 해결을 위해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 근로자 중 사업장 변경 대기자에 대해 한시적으로 계절 근로를 허용하기로 했다.

농번기 인력 부족이 예상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기존 농촌인력중개센터도 70곳에서 22곳을 추가로 설치, 운영한다. 지방자치단체의 요청에 따라 농촌별로 인력 상황을 조사한 뒤, 군인들도 농사일 돕기에 나서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