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X 숨가쁜 기업들①] 재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체질 개선’ 박차

2020-06-23 07:40


“초경쟁 시대를 이겨낼 핵심 경쟁력은 고객 필요를 얼마나 세밀하게 파악하고 대응하느냐에 달렸고 디지털은 이를 가능하게 하는 도구이며,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사업 혁신을 도모해야 한다.”

재계에서 ‘디지털 전도사’로 불리는 허태수 GS그룹 회장의 말이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행보가 숨가쁘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을 업무환경에 적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 DT 혹은 DX, 이하 DX)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 인터넷(IoT) 등 디지털 정보통신기술(ICT)을 플랫폼으로 구축·활용해 기존 사업·서비스 모델이 줄 수 있는 가치를 개선, 운영 체계를 최적화하는 것을 말한다. 신규 사업·서비스 모델을 개발해 운영 효율화를 추구하는 기업 활동으로도 일컬어진다.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비대면 회의 등 일하는 방식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다양한 디지털 툴(tool)과 협업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기업들은 저마다 디지털 체질 개선을 위해서 DX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비롯해 SK·LG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앞다퉈 DX를 가속화 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기 위해 업무 환경에 언택트 솔루션을 적극 활용하는 한편 첨단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지난 4월 경영현황 설명회를 언택트(Untact) 방식으로 진행했고, 창립 이래 처음으로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을 필기시험도 온라인으로 치렀다. 일각의 우려에도 지난 달 30~31일 시행된 삼성직무적성검사(GSAT)에서 부정행위자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무환경과 채용과정 전반에 적극적인 DX를 실현한 것이다.

SK그룹은 계열사별로 코로나19 확산을 기점으로 언택트 업무환경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언택트 보고와 회의를 권장하며 지난 5월 중순부터 클라우드 시스템 기반 사무실근무와 재택근무를 결합한 '1주 출근 3주 재택' 근무 방식을 일부 시행하고 있다. SK도 계열사 별로 올 상반기 신입사원 공채에서 언택트 설명회와 화상면접을 진행해 호응을 얻었다.

특히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3월부터 여러 차례 화상회의를 통해 경영 메시지를 전하며 언택트 소통을 실천하고 있다. 글로벌 경영 현안 점검을 위해 해외 8개 지역 주재 구성원들과도 화상 간담회를 가졌고, SK 소속 스포츠선수단과도 화상 대화로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LG그룹도 LG전자와 LG화학에 DX 전담조직을 신설하며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LG사이언스파크는 최신 AI 기술을 적용해 계열사를 지원하는 한편 매년 AI마스터 100명 육성 등 AI 인력을 양성하고 외부전문가 채용 등에도 힘쓰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달 말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DX와 AI 역량 강화를 기반으로 개방·소통·도전 문화를 정착시키자”면서 그룹 차원의 디지털 혁신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