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회고록 속 日 "아베, 한반도 종전 달가워하지 않아"

2020-06-22 17:55
북미정상회담 전 트럼프에게 "지나친 양보"라며 설득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회고록이 발간 전부터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한반도 문제를 대하는 일본의 태도도 주목받고 있다.

23일(이하 현지시간) 발간 예정인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에서 볼턴 보좌관은 지난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준비 과정을 설명하면서 일본이 미국과 북한의 종전에 대해 달가워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 [사진=AP·연합뉴스]


볼턴 전 보좌관은 회담 일주일 전 트럼프 대통령과 오찬을 했다면서,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전쟁을 자신이 끝냈다고 말할 수 있는 기대감에 들떠 있었지만, 자신이 보기에 이는 나쁜 소식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언론홍보용 이벤트로 여겼으며, 국제관계에 미칠 파장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캐나다 열리는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참석길에 미국에 들렀으며,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 종전선언은 미국이 너무 많이 양보하는 것이라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회고록은 밝혔다. 

볼턴 전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북한을 주제로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평가하면서 아베 총리가 적당한 때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결국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서명한 6.12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는 종전선언은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후속 조치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으로 끝났다. 

또 볼턴 전 보좌관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함께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핵무기·탄도미사일에 대한 북한의 기본선언과 북미 종전선언을 맞바꾸는 안을 논의했다고 밝히면서 이같은 협상안을 짰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북한에 내어주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미국이 북한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기를 주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8년 4월 미일 정상에서도 이같은 논지를 펼쳤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