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 다가온 수익률 곡선 관리 시대...자산 전반 매수 청신호?

2020-06-22 15:38
연준·영란은행, 일본·호주 따라 YCC 도입할 가능성
"모든 자산에 매수 신호나 다름없는 것"

전 세계적인 전염병 위기 앞에 세계 중앙은행들이 비상 부양 카드를 연달아 꺼내는 가운데 이제 투자자들의 눈은 다음 카드로 거론되는 수익률 곡선 관리(yield curve control: YCC) 정책과 그 효과에 쏠리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준·영란은행 '선 긋기'에도 연내 YCC 도입 전망 커져

블룸버그는 많은 관측통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이 올해 안에 YCC를 도입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YCC란 특정 만기 국채 금리(수익률) 목표치를 정해 그 수준을 유지하도록 국채를 매입하거나 매도하는 통화 정책을 말한다. 국채 금리를 목표치에 맞추기 위해 무제한으로 매매하므로 파격적이고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으로 간주된다.

일본은행이 4년 전 디플레이션 악순환을 끊겠다면서 10년물 국채 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유지하는 YCC를 시행하기 시작했고, 올해에는 호주중앙은행이 3년물 국채 금리를 0.25%로 고정하면서 YCC 도입에 합류했다.

연준과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YCC 도입과 거리를 두고 있지만 이 두 중앙은행이 연내 YCC를 채택할 것이라는 전망은 점점 커지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기자회견에서 YCC 도입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전문가 대부분은 오는 9월 FOMC에서 연준이 호주와 비슷하게 만기가 2~5년 사이인 국채 금리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YCC를 채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연준이 수익률 관리 국채의 만기를 길게 가져갈 경우 5년물과 7년물 국채가 랠리를 펼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영란은행은 지난 18일 YCC 도입에 선을 그었지만 일부 관측통들은 영란은행이 5년 만기 국채 금리를 0.1%로 고정할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위험선호 심리↑...채권·주식·금·신흥시장 자산 전반 '청신호'

블룸버그는 YCC가 중앙은행들의 새 통화정책으로 자리 잡으면 중앙은행이 최종 국채 구매라자는 인식이 시장에 굳어지면서 위험 선호 심리가 높아지고 변동성이 떨어지며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을 찾아 유동성이 몰리는 수익 사냥이 움직임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머니 매니저들은 안 그래도 천문학적인 유동성 잔치 속에 만연한 무분별한 투자를 더 부채질할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채권, 주식, 금, 신흥시장 자산 등 자산 전반을 지탱하는 파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런던에 있는 애버딘스탠다드인베스트먼트의 제임스 애틀리 머니 매니저는 "(자산) 매입 형태나 가격에 따라 다르겠지만 전반적으로는 중앙은행의 유동성에 의존하는 거래를 계속하라는 청신호나 다름없다. 밸류에이션과 관계없이 모든 자산에 매수 신호인 셈"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YCC 도입으로 통화 완화정책을 확대하면 저금리의 달러 자산을 빌려 고금리의 신흥국 자산으로 차익 거래를 노리는 캐리 트레이드가 활발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경우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 멕시코 페소, 인도네시아 루피, 러시아 루블 같은 신흥국 통화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고, 호주 달러나 노르웨이 크로네 같은 주요 10개(G10) 통화도 수혜 통화가 될 수 있다고 롬바드오디에의 바실레이오스 키오나키스 글로벌 외환 전략 대표는 짚었다.

블룸버그는 달러 자금이 미국 내 모기지채권, 국채, 초국가적 기구가 발행하는 초국가채권(supranational bond), 기관 채권 등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