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문화 바뀐다]① "이제는 덜어먹기" 코로나19에 달라진 식사 풍경

2020-06-18 08:29
종사자 마스크 쓰기 등 3대 식사문화 개선 과제 지자체·외식단체에 보급
정세균 총리 "식사문화 개선 캠페인 동참해 달라“

#. 손님이 식당에 들어서기 전에 마스크는 기본, 발열체크를 한 뒤 안으로 들어간다. 식당 위에는 수저 한 벌과 함께 또 하나의 젓가락이 놓여 있다. 반찬을 덜어먹는 용이다. 찌개 등 같이 먹는 음식도 집게와 국자로 각자 퍼서 먹는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밥상 문화는 이렇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외식업체, 국민들과 함께 식사문화 개선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3대 식사문화 개선 과제로 음식 덜어 먹기, 위생적 수저 관리, 종사자 마스크 쓰기를 선정했다.
 

식사 문화 개선을 위해 덜어 먹기 용도로 앞접시와 집게를 둔 우수 한식당[사진=농림축산식품부]

정세균 국무총리는 "K-방역을 토대로 한 세계적 선도국가 도약을 위해선 식사 문화도 세계인 눈높이에 맞게 달라져야 한다"며 "익숙해진 식사 문화를 바꾸는 것은 간단하지 않은 일이지만 지키기 쉽고 간편한 개선 수칙을 제시하고 캠페인 등을 통해 사회적 동참이 이어지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찌개나 반찬을 여러 사람이 같이 먹거나 떠 먹는 수저를 돌려가며 만지는 행위 등이 감염병을 더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3대 식사문화 개선 과제와 음식 제공방식, 조리기구 관리 등 세부 실천수칙을 담은 지침을 마련해 지방자치단체와 외식단체에 보급하기로 했다.

외식업체의 캠페인 참여를 높이기 위해 국민과 전문가의 추천을 받아 위생 기준을 지키는 우수 한식당도 선정한다. 정부는 100개 우수 한식당을 선도적 모델로 홍보할 예정이다.

또 일부 지자체에서 운영 중인 '(가칭)안심식당' 지정제를 전국으로 확산하고 외식업체의 참여를 독려한다. 안심식당은 식사문화 3대 개선 과제를 실천한 외식업체를 지자체가 지정하는 것으로 모범음식점, 지자체 지정 맛집 등을 우선 선정해 선도 사례를 늘려 나갈 방침이다.

식품진흥기금 등 지자체 재원을 활용해 외식업체에 개인 접시 등 물품과 융자를 지원한다. 공무원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안심식당' 이용을 장려하면서 온라인 홍보도 추진한다.

외식업체가 종사자 마스크 쓰기, 소독 장치 구비 등을 반드시 지키도록 하는 법령 개정도 추진한다. 외식영업자의 법정 교육 과정에 식사문화 개선 내용을 넣고, TV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홍보와 교육을 병행한다.

우수 외식 기자재의 개발과 보급도 추진한다.

기능성 소재 등을 활용한 주방용품 개발을 지원하고 공모전을 통해 발굴한 혁신적인 주방기기와 식기 개발 아이디어는 상품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주문·매장 운영 시스템 구축, 음식 포장기술 개발 촉진, 로봇 등 푸드테크 기술의 외식 분야 상용화도 지원한다.

농식품부는 민·관 합동 추진협의회를 구성해 식사 문화 개선 추진 상황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이행 실적이 우수한 지자체에는 포상 등 인센티브도 준다.

박병홍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코로나19 지속 상황에서 우리의 식사문화에 대한 개선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라며 "식사문화 개선 방안이 차질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범정부적으로 뒷받침하고, 지자체, 외식업체, 국민 여러분께서도 적극 참여, 협조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