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시상식, 코로나19로 40년 만에 개최 연기…내년 4월 예정

2020-06-16 15:25

아카데미 국제영화상 받은 '기생충' 봉준호 감독[사진=연합뉴스 제공]

미국 영화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됐다.

15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아카데미(AMPAS)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내년 4월 25일에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애초 2월 28일 열릴 예정이었나 8주 밀렸다.

지난 3월 중순 코로나19로 인해 미국 내 극장이 폐쇄되고 신작 영화 개봉이 줄줄이 연기된 탓에 결국 시상식 연기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코로나19로 할리우드 영화 개봉 일정에 큰 혼란이 생기면서 시상식이 연기됐다"라며 "올해 개봉된 영화만으로 시상식을 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이 미뤄진 건 이번이 네 번째다. 1938년 로스앤젤레스에서 발생한 홍수 사태로 일주일 미뤄졌고, 1968년 마틴 루서 킹 목사 암살 사건 당시 이틀 연기된 적이 있다. 1981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이 워싱턴 DC에서 총격을 당했을 때 시상식을 하루 뒤로 연기했다.

데이비드 루빈 아카데미 회장과 돈 허드슨 아카데미 최고경영자는 공동 성명서를 통해 이번 조치로 "영화 제작자들이 어떤 불이익도 받지 않고 영화를 완성하고 개봉할 수 있도록 유연해지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최고상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까지 4관왕의 영예를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