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진료 논란]①치솟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한방진료가 주범?

2020-06-11 15:06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손해보험업계에서는 손해율 상승의 주범으로 한방진료를 지목한다. 자동차 사고로 내원한 환자들에게 증상과 관계없이 진행하는 '패키지' 치료가 문제라는 것이다.

작년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1.4%로 2018년(85.9%) 대비 5.5%포인트 상승했다. 적정손해율이 78~80%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자동차보험 손해율 증가에 따른 손해보험사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같은기간 자동차보험 한방진료비는 9579억원으로 전년보다 34% 급증했다. 이는 지난 2015년(3576억원)과 비교해 4년 만에 2.7배로 폭증한 규모다. 이 기간 연평균 42% 증가했다. 반면 병·의원(양방) 자동차보험 진료비는 1조1981억원에서 1조2573억원으로 5.0% 증가에 그쳤다.

이에 따라 한방진료비가 전체 자동차보험 진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7년 33.6% 수준에서 2019년 46.4%까지 늘어났다. 자동차사고로 병원을 찾는 2명중 한명 가량은 한방 의료기관을 찾는다는 얘기다.

진료 기관간 진료비 차이도 크다. 지난해 기준으로 상해 등급 12∼14급 경상 환자의 1인당 한방진료비 평균은 76만4000원으로 1인당 병·의원 진료비 평균 32만2000원의 2.4배나 된다. 한방진료비와 병·의원 진료비 격차는 2017년 2.1배에서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진료 기간도 2018년 통원 치료 기준으로 병·의원 진료가 5.47일인데 비해 한방진료가 8.87일로 훨씬 길다. 즉 비슷한 경상이라고 해도 한방 병·의원을 가면 일반 병·의원보다 진료 기간이 길고 진료비도 훨씬 더 많이 드는 것이다.

실제로 '패키지 치료'라 불리는 진료 항목은 하루 만에 침술, 부항, 약침, 추나요법, 온냉경락요법, 구술(뜸), 한방파스, 경근간섭저주파요법 등 8가지 진료항목을 일시에 시술한다. 보험업계는 한방병원에서 이런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주장이다.

손보사 관계자는 "같은 사고를 당해도 병원과 한방병원의 치료비가 두 배 이상 차이 나는 건 문제가 있다"며 "인터넷을 통해 한방병원이 합의에 더 용이하고 합의금을 높게 받을 수 있다는 식의 내용이 확산하고 있어 관련 손해율을 더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