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격 시위에도 상승세 '쭉쭉'...美 증시 날개단 이유?
2020-06-03 16:18
투자자들, 미국 덮친 사회 혼란보다는 경제활동 재개에 주목
"시위 장기전 돌입하면 코로나 재확산 우려커져 증시에도 영향"
"시위 장기전 돌입하면 코로나 재확산 우려커져 증시에도 영향"
미국 전역이 인종 차별 반대 시위로 혼란스럽지만, 미국 증시는 연일 상승세다. 코로나19 봉쇄 조치 완화 이후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의 우상향으로 밀고 있기 때문이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67.63p(1.05%) 뛴 2만5742.65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S&P500지수는 25.09p(0.82%) 상승한 3080.82에 장을 마쳤다. 이로써 지난 3월 말, 코로나19 사태에 직격탄을 맞은 S&P500지수는 2개월여 만에 40% 이상 급등했다. 나스닥지수는 56.33p(0.59%) 오른 9608.37에 거래를 마감했다.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나스닥지수는 지난 2월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9938.37)에 근접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으로 인한 시위는 여전히 미국 사회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경찰의 과도한 진압에 분노한 시민들은 거리로 나왔고 일부 지역에서는 방화와 약탈, 심지어 경찰과의 총격전까지 벌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위가 단기간에 수습될 수 있다는 낙관론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라고 최근의 상승을 설명했다. 일본계 투자은행(IB) 노무라증권은 "과거 폭동 사례를 봤을 때 비교적 조기에 사태가 수습될 것이라고 보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미국 투자은행 제퍼리스의 투자 전략가인 스티븐 드산티스 역시 "시장은 앞을 내다보는 메커니즘"이라며 "투자자들은 지금으로부터 6개월 또는 9개월 후가 되면 경제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사회에 덮친 시위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의미가 내포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속속 등장하는 수치에서 긍정적인 신호를 엿볼 수 있어 과격 시위에도 흔들리지 않고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대형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주가지수 전망치를 2750으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3개월 전까지만 해도 골드만삭스는 S&P500지수의 하단을 2400으로 제시했다.
또한 이날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26으로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VIX는 시장의 투자심리를 수치로 나타낸 것인데, 주가가 급락할 때 VIX가 급등하는 경향이 있어 '공포지수'(Fear Index)라는 별명이 붙는다. 주가 하락 경계심 정도를 나타내는 VIX는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면 상승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위가 장기화할 경우 경제가 위축되고 코로나19가 재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점차 과격해지는 시위로 경제 재개가 늦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심지어 밤낮 가리지 않고 계속되는 시위가 자칫 코로나19 재확산을 앞당길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뉴욕 투자은행 제프리스&컴퍼니의 스티븐 데상티스 주식 전략가는 "관건은 사회적 불안이 2주 넘게 지속해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경제활동 재개가 지연될지 여부"라고 말했다. 캐나다 왕립은행 산하 투자은행 RBC캐피탈마켓의 로리 칼바시나 주식 전략가도 "이번 시위가 소비심리나 기업 신뢰도에 영향을 미친다면 주식시장의 쟁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