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홍콩인 구출 급물살?'...존슨 총리 "홍콩인 英시민권 확대 검토 중"

2020-06-03 11:02
보리스 존슨 SCMP 인터뷰...中 홍콩 국가보안법 발효 저지 압박
"中 '일국양제' 공동선언 훼손...이민법 개정해서라도 홍콩 보호"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홍콩인의 자국 시민권 확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 정부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강행으로 서방세계와 갈등의 골이 깊어진 데 따른 것이다.

3일(현지시간) 존슨 총리는 홍콩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홍콩보안법은 홍콩의 자유와 체제의 자율성을 심하게 훼손할 것"이라면서 "중국이 시행을 강행할 경우, 영국 이민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민법을 개정하면 홍콩인들이 영국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고 영국 시민권을 획득할 수 있게 된다"고 부연했다.

이날 존슨 총리는 홍콩 국가보안법이 일국양제(하나의 나라 두 개의 체제)를 지지한 양국의 공동선언 정신을 위배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997년 홍콩 반환 이후 홍콩의 체제를 인정하는 '일국양제'는 홍콩 기본법에 담긴 중요한 개념"이라면서 "영국과 중국은 공동선언을 통해 이를 지지하기로 약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의 이날 인터뷰는 홍콩보안법의 발효를 막기 위해 중국 정부를 압박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홍콩 국가보안법 초안을 통과시켰다. 이후 전인대 상무위원회가 세부 내용을 작성한 후 홍콩 기본법 부칙에 삽입해 시행할 예정이다.

당시 홍콩 국가보안법 초안 통과 소식이 전해지자,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영국해외시민(BNO) 여권'을 보유한 홍콩 시민을 대상으로 자국 시민권 부여를 포함한 권리 확대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다.

1997년 중국 반환 전까지 홍콩에서 태어난 290만명가량의 홍콩인들은 '영국부속영토시민(BDTC) 여권'을 발급받았다. 이후 반환 시점부터 해당 여권은 영국 거주권과 노동권을 제외하고 비자 없이 영국 영토를 방문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BNO 여권으로 대체됐다.

현재 약 35만명의 홍콩인들이 BNO 여권을 소지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영국 정부는 홍콩 안보법으로 이민권 개정 논의가 활발해지자 250만명 규모의 홍콩 시민에게 BNO 여권을 추가로 발급하고 해당 여권이 제공하는 권리·혜택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사진=신화·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