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적금 금리 이르면 이주 인하…우대금리 합쳐야 겨우 1%

2020-05-31 13:04
주택대출 금리는 시차 두고 내릴 듯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0.5%로 인하함에 따라 은행권 예·적금 금리가 이르면 이번주부터 낮아질 전망이다. 현재 기본금리가 1% 안팎에 불과해 주요 은행의 예·적금(1년 만기 기준) 금리는 우대금리를 합쳐야 1%를 조금 넘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주요 은행의 주력 예금 상품(1년 만기)의 이자는 연 1%가 되지 않는 수준이다.

KB국민은행의 '국민수퍼정기예금'이 0.9%이며 △신한은행 '신한S드림 정기예금' 0.9% △우리은행 '우리수퍼주거래정기예금' 0.7% △하나은행 '하나원큐 정기예금' 0.8% △NH농협은행 'NH포디예금' 0.95% 등이다. 급여·자동이체, 첫 거래 고객 등 우대조건을 합쳐도 받을 수 있는 금리는 연 1.1∼1.2%에 그친다.

주요 은행들은 이르면 이번주 수신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해 수신금리를 조정할 계획"이라며 "이르면 이번주 중 조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은행 간 '눈치싸움'으로 인하 시기가 늦춰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예금 이자가 낮으면 은행으로서는 내줘야 할 돈이 적어 부담을 더는 셈이지만, 자금이탈이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예금금리도 빨리 내려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어려운 시기에 은행이 수익성만 좇는다는 여론과 은행 간 눈치싸움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지난 3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 이후 은행들은 한 달에 걸쳐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0.1∼0.4%포인트 내린 바 있다.

대출금리도 낮아질 전망이다. 가계대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현재 하단이 2%대에 형성돼 있다. 추가 인하가 이뤄지면 지난해 정부가 내놓은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연 1.85∼2.2%)과 비슷한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기준으로 삼는 주택담보대출 변동형 금리는 시차를 두고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자금을 조달할 때 지불한 비용(금리)을 바탕으로 계산한다. 은행 예·적금 금리가 내리면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역시 내려간다.

6월1일 기준 주택대출 혼합형(5년 고정, 이후 변동금리)은 △국민은행 연 2.22∼3.72% △신한은행 2.57∼3.58% △우리은행 2.68∼4.09% △하나은행 2.287∼3.587% △농협은행 2.14∼3.55% 등이다.

주택대출 고정형 금리는 주로 금융채 5년물(AAA등급) 금리를 기준으로 삼는다. 금융채 5년물 금리가 다시 하락함에 따라 고정형 금리 역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