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조원대 돈세탁한 북한인 28명 기소..."제재 위반 중 최대"

2020-05-29 08:27
"세탁된 자금 조선무역은행으로 흘러가 WMD 프로그램 지원"

미국 법무부가 중국과 러시아 등지에 퍼져 25억 달러(약 3조1000억원) 규모의 돈세탁을 한 협의로 북한인 28명과 중국인 5명 등 총 33명을 기소했다.

2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세탁된 자금은 북한의 대표적 외환은행인 조선무역은행(FTB)으로 흘러들어 갔고, 북한 핵과 탄도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 지원에 사용된 것으로 미국 법무부는 보고 있다.

돈세탁 혐의를 받고 기소된 인물 중에는 FTB 전직 총재인 고철만, 김성의와 전직 부총재 2명이 포함돼있다. 또한 태국에서 FTB 비밀 지점을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한기성은 북한 정보기관 소속이라고 WP는 전했다.

미국 당국자에 따르면 이번 기소는 북한의 제재 위반 사건 가운데 최대 규모다. 미국은 재무부 차원에서 북한의 제재 회피를 겨냥해 독자적 제재를 하고 있어 법무부 차원에서 북한 국적자를 무더기 기소하는 건 이례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마이클 셔윈 워싱턴DC 연방검사장 대행은 "이번 기소는 미국의 금융 시스템에 불법적으로 접근하려는 북한의 능력을 방해하고 불법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 증강을 위한 불법적 행위로 이익을 얻으려는 (북한의) 능력을 제한하는 데 미국이 전념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법무부는 이번 기소에서 불법 행위에 가담한 중국의 역할도 지적했다. 2016년 이후로 유엔 회원국은 북한 은행의 지점을 쫓아내게 돼 있다. 그러나 공소장에는 중국 베이징·선양 등에서 여전히 FTB 지점이 운영 중이라고 적혀 있다.

미국 당국이 신병을 확보한 것은 아니어서 이들이 실질적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은 적다고 외신은 전했다. 다만 전직 고위 당국자들을 포함해 북한인 28명을 한꺼번에 기소한 것 자체가 미국 법 집행의 극적인 강화를 보여준다고 WP는 평가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