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지정타 분양으로 꼽히는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가 세 번째 분양가 재심의에 들어간다. 과천시 분양가심사위원회가 제시한 3.3㎡당 2205만원대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대우건설의 요청에 따른 심의다. 이로써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된 ’분양가 샅바 싸움‘이 1년 이상 이어지게 됐다.

28일 과천시에 따르면, 지식정보타운 S6 블록에 들어서는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에 관한 분양가심사위원회가 다음달 8일 열릴 예정이다.
 
이는 대우건설이 지난해 7월 확정된 3.3㎡당 2205만원으로는 사업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취지에서 지난 22일 과천시에 재심의를 요청해 마련된 자리다.

대우건설이 요구한 재심의 대상은 기본형 건축비부터 흙막이 및 각종 시설물 등 공사에 필요한 전반적인 비용에 관해서다. 희망 분양가는 3.3㎡당 2500만~2600만원선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현재 분양가격이 고수된다면 사업이 불가능하다. 기업이 이윤이 없는 사업을 어떻게 하겠느냐"며 "임대 후 분양 등 다른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과천시 관계자는 "현재 다수 시민들이 재심사를 반대하는 상황인 만큼 분양가격이 어떻게 될지 먼저 말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과천 분양정보 카페들을 중심으로 집단행동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과천시청 앞에는 '과천시의 3심의 결정 절대수용 불가'라는 현수막도 걸렸다.

이번 분양가 협상도 좌절될 경우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 분양은 기약없이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사업이 불가능하다는 대우건설과 공급을 강제할 수 없는 과천시의 입장이 평행선이어서다.

더 저렴한 분양가를 요구하는 시민과 과천시, 원가 보전이 어렵다는 대우건설 간의 논쟁이 끊이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는 객관적인 기준이 없는 주먹구구식 분양가심사 탓이다.

사실상 분양가심사위원회 소속 위원의 주관적인 판단과 토론에 기반해 분양가격을 심사하고 있기에 어떤 가격이 객관적으로 적정한지 검증해서 공표할 방법이 없다.

예를 들어 대우건설이 각종 공사비 항목별 원가와 적정 이윤을 산출해 서류를 만들어도 심사위원이 보기에 적절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얘기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자재비와 노무비 30여가지 항목으로 건설원가를 산출하는 표준품셈이나 표준시장단가 등 객관적인 기준이 버젓이 있는데도 심사위원의 주관에 맡기고 있으니까 건설사와 시민, 정부 사이의 소모적인 논쟁이 계속되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또 이 관계자는 "건설사가 산출한 원가를 (분양가심의) 위원들이 안 믿으면 원가가 아닌 거고, 믿으면 원가로 인정받는다"며 "그 누구도 합리성을 따질 수 없는 (분양가) 심사인 것"이라고 부연했다.

과천시 관계자는 "법이 그렇게 돼 있는데 어떻게 하겠냐. 국토부에서 명확한 기준을 줘야 한다"며 "현재 법에 있는 대로 전문가인 위원들의 주관적인 판단에 맡기는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