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北 김정은 첫 공식직책인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꿰찬 리병철

2020-05-26 14:01
1948년생, 인민군 대상에서 군사위 부위원장까지
'핵·미사일' 개발 핵심 인사…김정은 체제의 실세로

리병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군수공업부장이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재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이는 2014년 이후 폐지됐던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부활한 것이자. 김 위원장의 ‘새로운 전략무기’ 개발 의지가 재확인된 셈이다.

북한 전문가들은 리 부위원장의 승진에 주목하며 그의 위상이 총정치국장보다 높아져 군부 내 2인자 자리에 오른 것으로 봤다. 특히 리 부위원장이 맡은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라는 직책이 김 위원장이 후계자로서 처음 맡았던 공식 직책이라는 것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26일 ‘북한 당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 평가’에서 “리병철 군수공업부장은 상장(한국군의 중장에 해당)이기 때문에 차수인 박정천 총참모장, 대장들인 김수길 총정치국장과 김정관 인민무력상보다 계급이 낮다”며 이번 인사가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주장했다.

정 센터장은 “(리 부위원장의 낮은 계급에도) 김 위원장이 리병철을 중앙군사위 2인자(부위원장) 직책에 임명한 것은 단기간 내 ‘핵 억지력’을 획기적으로 강화고자 하는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4월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부지구 항공 및 반항공사단 관하 추격습격기 연대 시찰 중 전한 말을 리병철 당 중앙위원회 군수담당 부위원장이 경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민군 대장부터 군사위 부위원장까지, 김정은 체제 ‘실세’

통일부가 최근 발간한 ‘2020 북한 인물 정보’에 따르면 리 부위원장은 1948년생으로 김일성 군사종합대학을 졸업했다.

2008년 군 공군사령부 사령관 자리에 앉은 리 부위원장은 2010년 인민군 대장, 2014년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2016년 당 정치국 후보위원·중앙위 위원, 2017년 중앙군사위 위원에 진입했다.

2019년에는 정치국 위원·중앙위 부위원장·군수공업부장에 이어 올해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3차 회의에서 국무위원회 위원에 임명됐다. 이에 더해 이번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선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까지 올랐다.

2010년 인민군 대장으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군사 행보에 함께했던 리 부위원장인 ‘김정은 체제’에선 군부 내 2인자이자 실세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지난해 8월 10일 김정은 북한 위원장이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발사된 발사체 시험사격 현지지도에서 당시 리병철 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 등에게 지시를 하는 듯 한 모습.[사진=연합뉴스]


◆핵·미사일 개발 핵심 인사 리병철 승진…北 무기개발 집중 의지

리 부위원장은 김 위원장 정권의 핵·미사일 개발 핵심 주역이다.

그는 군수공업부 부부장·제1부부장 때 북한의 주요 무기 실험 현장에서 김 위원장을 수행하는 모습을 지속해서 포착돼 주목을 받았다.

지난 3월 21일 김 위원장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현지지도 때에도 리 부위원장은 함께 했다. 이로 인해 지난 2016년부터는 유엔과 미국 제재 대상에 포함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리 부위원장의 승진은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리병철의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임명은 (북한의) 상징적·실질적 조치”라며 “총정치국장이나 총참모장이 아닌 군수공업부장을 부위원장에 앉힌 것은 지속해서 전략무기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략무기 중심의 군사전략, 작전변경, 조직편성 등을 하겠다는 의지 표명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리 부위원장과 함께 군 차수로 파격 승진한 빅정천 군 총참모장의 인사에 대해서도 “신종 무기들을 통해 재래식 무기 열세를 보강하는 포병 화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과 맥을 같이 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