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9·9절 김정은 연설 이례적…민심 수습·성과 달성 압박 의도"
2024-09-10 13:06
"재난 극복하는 지도자상 강조…지방발전정책 성공 기대감 주입"
정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권수립일(9·9절)을 맞아 당·정 지도 간부를 대상으로 연설을 한 데 대해 "형식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통상 9·9절은 연설 자리가 아니었다. 민심 수습과 함께 연말 성과 달성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수해 복구를 평가하면서 정상화를 주문했는데, (이는) 재난을 극복하는 지도자상을 강조한 것"이라며 "경제적으로는 지방발전 정책에 대한 회의적 시각을 인정하면서도 가능하다고 강조하며 의구심을 불식시키고, 기대감을 주입하려 했다"고 분석했다.
그간 9·9절에서 연설을 하지 않았던 김 위원장이 올해 전과 다른 행보를 보인 것은 최고인민회의 개최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3년간 북한의 최고인민회의는 9월께 열렸으며, 김 위원장은 보통 이 자리에 참석해 시정연설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3월 선거를 통해 새롭게 출범했어야 할 최고인민회의 개편이 더뎌지며 김 위원장은 9·9절을 활용해 연설을 펼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9·9절을 맞아 김덕훈 내각 총리,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당·정·군 간부들은 지난 8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헌화했지만, 김 위원장은 올해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불참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이 당국자는 "2022년쯤부터 눈에 띄게 (참배) 횟수가 줄고 있다"며 "현재로선 평가가 쉽지 않지만 홀로서기의 측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