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밴드 '더이스트라이트' 폭행한 기획사, 7000만원 배상 판결
2020-05-21 08:29
10대 보이밴드 '더이스트라이트' 멤버들을 폭행하고 괴롭힌 혐의로 유죄가 확정됐던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에게 손해배상 판결이 내려졌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8부(심재남 부장판사)는 더이스트라이트 멤버 이석철(20)·이승현(19) 형제와 이들의 부모가 연예기획사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와 이 회사 김창환 회장, 문모 PD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김 회장 등이 이석철·이승현 군에게 각각 2500여만원, 부모 두 사람에게 각각 1000여만원씩 총 7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문 PD는 이석철·이승현 군을 2015년부터 3년가량 지도하면서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상습아동학대)로 기소됐으며, 김 회장은 이를 알고도 묵인하고 이승현 군을 괴롭힌 혐의(아동학대 및 학대 방조)로 기소됐다.
이들의 혐의는 1·2심에 이어 올해 3월 대법원에서도 유죄 판단을 받았다. 김 회장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문 PD는 징역 1년 4개월의 실형이 확정된 바 있다.
재판부는 형사 재판을 통해 유죄로 인정된 김 회장과 문 PD의 학대가 사실이라고 보고 김 회장 등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배상금액은 원고들이 청구한 액수에 미치지 못했다.
재판부는 “수사 과정에서 일부 괴롭힘 혐의가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은 점과 문 PD가 5000만원을 공탁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원고들이 청구한 11억원보다 적은 액수를 손해배상금으로 정했다.
재판에서 김 회장과 문 PD는 피해자가 수시로 거짓말하거나 난폭한 행동을 저질러 괴롭힘의 원인을 제공했다며 손해배상금을 정하는 데 참작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용해 고의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자가 그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유로 자신의 책임을 줄여달라고 주장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