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가 20일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 협상과 관련, 조속한 타결이 양국에 모두 이익이라고 말했다.

내퍼 부차관보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미 언론 합동 화상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한국언론진흥재단과 미국 동서센터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세계적 확산과 한반도 정세'를 주제로 공동 주최했다.

내퍼 부차관보는 "한·미 방위비 협상과 관련해 결론을 내리려 많이 노력하고 있다"며 "한·미 양국 모두 방위비 분담을 잘 해결하고자 헌신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희 상사, 상사의 상사도 모두 다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내퍼 부차관보는 "우리는 동맹으로서 이것을 진척시키는 게 양국에 유익하다고 믿고 있다"며 "그래서 협상 타결에 노력하고 있다"고 거듭 말했다.

그는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방위비 협상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변수에 대한 물음에 "트럼프 대통령은 (첫 대통령) 선거 운동 기간에도 동맹국과 함께 공평하게 방위비를 분담하는 것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방위비의 공동 분담 대상은 한국뿐 아니라 유럽 동맹국도 포함된다"며 "미국 국민이 너무 과중한 부담을 지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방위비 분담은 "궁극적으로 동맹관계를 더 공고히 하고 동맹의 역량을 더 강화하는 방식으로, 공평하게 각자 분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나아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내퍼 부차관보의 발표에 앞서 고윤주 외교부 북미국장 역시 "(한·미 방위비 분담이) 합리적이고 공평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 우리 정부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고 국장은 "지금의 방위비 협상이 장기화하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미 양국은 올해부터 적용됐어야 하는 11차 방위비 협상을 지난해 9월부터 시작, 일곱 차례의 회의를 진행했다. 그러나 양국 간 접점을 찾지 못해 9개월째 타결에 이르지 못한 상태다.

특히 양국은 지난 3월 말 지난해 분담금(1조389억원)에서 13% 인상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로 최종 합의에 다다르지 못했다.

이후 미국은 50% 안팎 인상된 13억 달러 안을 제시, 한국에 방위비 증액 압박을 가하고 있다.


 
한·미 양자외교의 실무 책임자인 고 국장과 내퍼 부차관보는 한·미 동맹이 공고하다고 전하기도 했다.

내퍼 부차관보는 "한·미 관계는 견고하고 강하다"고 했고, 고 국장 역시 "한·미 동맹은 굉장히 강력하고 한·미 관계는 어느 때보다 좋다"고 입을 모았다.

내퍼 부차관보는 또 북한 비핵화와 관련한 질의에 "북한의 의도를 추측하기는 어렵지만 미국의 대북정책은 여전히 외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면서 "싱가포르에서 시작돼 하노이까지 이어진 우리의 대화, 그 이후 실무적 대화들이 있었는데 그 기회의 문을 여전히 열어두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코로나19로 급속히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한·미 관계와 한반도 정세를 점검하고,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 마련됐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미 측 발제자들과 화상회의 시스템으로 연결해 토론을 진행했다.

내퍼 부차관보와 고 국장 이외에도 고유환 통일연구원장과 마커스 놀랜드 미국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부소장이 남북관계 현안에 대해 발표했다.

이후 이어진 토론에서는 김지윤 정치학 박사의 사회로 한국 측 토론자로는 이제훈 한겨레신문 통일외교팀 선임기자, 왕선택 YTN 통일외교 전문기자가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가이 테일러 워싱턴타임스 외교안보팀장, 트루디 루빈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국제분야 칼럼니스트가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