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유가 시대 끝났나?…생산감소와 수요회복에↑
2020-05-18 13:30
30달러 이상 땐 미국 생산량 늘어날 수도
4월 악몽의 시간을 보냈던 국제유가가 최근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생산량은 예상보다 빨리 줄어든 반면 수요 회복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덕분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계약 만기일이 다가오고 있지만, 유가가 지난 4월처럼 마이너스로 고꾸라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고 로이터 통신은 17일(이하 현지시간) 지적했다.
싱가포르 시각으로 18일 WTI 유는 배럴당 30달러를 넘어서면서 지난 3월 16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미국 에너지 기업들이 석유·천연가스 시추 시설을 급격하게 줄이면서 미국 내 원유 생산량은 줄어들고 있다. 미국 내 시추 시설은 2주 연속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시추기의 감소는 생산량 감소로 이어져 저장공간 부족 우려를 낮췄다고 외신은 전했다.
컨설팅그룹인 리스타드에너지는 다음 달까지 미국의 원유생산량은 하루 150만 배럴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미국의 생산량은 곧 하루 1000만 배럴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연말께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발언도 유가 상승을 뒷받침했다.
17일 방송에 출연한 파월 의장은 코로나19의 2차 확산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2분기부터 서서히 경제가 회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원유생산국들의 적극적인 감산 의지도 유가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석유생산기구(OPEC) 회원국은 물론이고 비회원 산유국인 러시아 등도 감산에 동참한 가운데, 세계 1위 원유수출국인 사우디는 지난주 6월에 하루 100만 배럴을 추가 감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쿠웨이트와 사우디는 공동으로 원유생산을 진행했던 카프지 유전의 생산 활동을 6월 한 달 동안 멈출 계획이라고 쿠웨이트 현지 언론은 16일 보도했다. 카프지 유전 내 생산량은 하루 30만 배럴 정도다.
골드만삭스의 제프 커리 원자재부문장은 “수요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조금 나아졌으며, 공급 역시 우리의 예상보다 조금 더 빨리 줄어 들고 있다"면서 "6월 초부터는 수요가 공급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밝혔다.
회복세가 시작되기는 했지만, 30달러 선 이후 급상승은 힘들다는 주장도 나온다. 유가가 상승할 경우 당장 미국이 공급을 늘릴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FT가 전했다.
코로나19 변수도 여전하다.
에너지 레터회사 스코크리포트 에디터 스테픈 스코크는 "무려 2800만명에 달하는 미국인이 직장을 잃었다"면서 대규모 실업이 향후 원유 가격 하락 압력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