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성향 변호사 단체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이 외교부에 지난 2015년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인과 한·일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주고받은 면담 기록을 공개할 것을 청구했다.

위안부 피해자 지원단체 '정의기억연대'를 둘러싼 의혹이 계속해서 증폭되는 가운데 일각에서 윤 당선인이 당시 합의 내용을 외교부로부터 미리 고지받아 등 소녀상 철거 등 여러 독소 조항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데 따른 조치다.

윤 당선인 측은 합의 발표 전날 외교부로부터 연락은 받았지만 핵심 내용은 빠져있었다는 취지의 해명을 내놨지만, 한변은 윤 당선인이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내용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 면담 기록을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① 한변, 외교부에 정보공개 청구했나?

그렇다. 18일 한변에 따르면 김태훈 회장은 지난 15일 외교부에 2015년 윤 당선인 면담 기록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김 회장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정보공개법)' 제3조를 언급하며 "공공기관이 보유 관리하는 정보는 국민의 알권리 보장 등을 위하여 적극적으로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 국민은 위안부 단체를 대표하는 윤미향이 2015년 당시 위안부 합의 내용을 알고 있었는지, 나아가 그 의견을 제시해 반영됐는지 여부에 대해 헌법상 알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이 사실은 어렵지 않게 규명할 수 있다"며 "외교부는 일본과 합의 전에 윤 당선인과 면담한 기록을 보관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국가 간 협의도 아닌 시민단체의 면담 내용을 공개 못할 이유가 없다"고 진단했다.

더불어 "현 정부는 출범 초에 위안부 TF(한·일 위안부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를 꾸려 전 정부(박근혜 정부)의 위안부 합의에 '외교 적폐1호'로 낙인을 찍고 폐기하면서 '피해자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고 수차례 강조했다"고 했다.

아울러 "위안부 TF는 '30년 비공개'가 원칙인 민감한 외교문서까지 공개하면서 '외교적 부분이 손상돼도 국민 알 권리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그렇다면 외교부는 2015년 윤미향 면담과 관련한 모든 자료와 정보를 서면으로 조속히 공개해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해줄 의무가 있다"고 역설했다.

② 외교부는 어떤 입장인가?

이와 관련해 외교부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법적으로 다 정해져 있는 만큼 절차에 따라 검토하고 입장을 낼 것으로 보인다"며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③ 윤미향·외교부 면담 기록, 공개될 가능성 있나?

그렇다. 정보공개 제도에 기반해 국민의 알 권리가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공개될 수 있다.

정보공개 제도란 국민이 행정기관이 보유한 정보에 접근해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고, 행정기관에는 정보공개의 의무를 부과하는 제도다. 행정과정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자의적인 행정권 행사를 방지하는 한편, 국민의 알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정보 공개 대상이 되는 기관은 국회와 법원 등을 비롯한 국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 정부투자기관,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특수법인이다. 사회복지사업법 제42조 1항의 규정에 의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사회복지법인과 사회복지사업을 하는 비영리법인도 포함된다.

④ 정보공개가 되지 않을 경우 다음 절차는 무엇인가?

외교부가 한변의 정보공개 청구를 거부할 경우 소송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김태훈 한변 회장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일본과 만든 외교문서도 아닌 만큼 공개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만일 공개되지 않을 경우 소송까지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변은 임수경 밀입부 기밀문서 공개와 관련해서도 외교부에 소송을 제기했다. 외교부가 관련 문서에 대한 정보공개를 거부하자 한변은 지난달 24일 서울행정법원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대상으로 정보공개 거부 취소 소송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