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올 1분기 두자릿수 성장…‘기저효과 탓’

2020-05-18 05:00

카드사가 올해 1분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위축에도 당기순이익이 두 자릿수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카드사가 전년 동기에 비해 당기순이익이 크게 감소하면서 생긴 ‘기저효과’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7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합계는 5129억원이다. 전년 동기(4476억원)에 비해 16.6% 증가했다.

이 가운데 중·하위권 카드사는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두 자릿수나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롯데카드는 69%, 우리카드는 112.5%, 하나카드는 66% 늘었다.

이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크게 감소하면서 발생한 기저효과라는 분석이다. 이들 카드사는 지난해 1월부터 시작된 가맹점 수수료 인하의 효과를 직격탄으로 맞아 지난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2018년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롯데카드는 2019년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55%, 우리카드는 39%, 하나카드는 28% 줄었다. 이러한 당기순이익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세 카드사는 올해 1분기 채권 매각으로 일회성 이익을 냈다.

신한·국민·현대카드는 당기순이익이 각각 3.6%, 5.3%, 7.3%씩 증가했다. 이들 카드사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코로나19로 인해 신용판매 수익은 감소한 반면 각종 비용 절감과 할부금융 부문에서 수익을 내며 선방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코스트코, 이베이코리아와 함께 출시한 상업자 표시 전용카드(PLCC) 효과로 카드사 가운데 가장 높은 영업이익 성장률(15.5%)을 기록했다. PLCC로 신규 회원이 증가했고, 이에 따라 신용판매 취급고도 전년 동기 대비 8% 늘어난 것이다.

한편 삼성카드의 당기순이익은 1122억원으로 전년 동기(1203)에 비해 6.8% 감소했다. 이는 올해 르노삼성차의 배당금이 전년 동기 대비 212억원 줄어든 영향으로, 이같은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경상이익 증가율은 10% 수준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카드사들이 지난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마이너스였기 때문에 올해 실질적으로 69%, 112%씩 증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기저효과로 인해 당기순이익 상승폭이 커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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