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아지는 코로나세대 취업문] ② 멀기만 한 미래 유망 직업...대졸 취준생에게는 '그림의 떡'

2020-05-14 08:00
혁신성장 기반으로 한 유망 직업군 쏟아져 나와
기업의 인력 감축 분위기 속 정부·민간 양질 일자리 창출 요구

대졸 취업준비생들이 13일 서울 성동구청 취업게시판 앞에서 게시물을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일자리에도 지각변동이 무수히 일어나고 있다. 새로운 기술 및 산업 트랜드에 발맞춰 예상하지 못했던 일자리가 끊임없이 생겨나는 모습이다. 다만, 기술의 발전 속에서도 실제 청년들은 오히려 가야 할 곳을 찾지 못한 채 헤매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해 12월 윌스트리트저널은 미국 노동부가 새로 발표한 고용 전망 자료를 토대로 각 직업의 현재 임금과 향후 노동시장 수요를 분석해 기술, 경영, 헬스케어가 주목된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유망 직업은 기업에서 전략을 짜고 영업활동을 관리하며 인사 계획을 세우는 총괄·영업 관리자를 비롯해 기업·기관의 재정 건전성을 책임지는 재무관리자, 기업의 여타 관리자,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개발자, 변호사, 컴퓨터 정보체계 관리자, 판매관리자, 경영분석가,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자, 의료보건 서비스 관리자 등으로 꼽혔다.

최근 한국고용정보원이 내놓은 유망 직업 역시 혁신성장 분야와 맞물린다.

고용정보원에 따르면, 혁신성장과 관련된 유망 직업은 스마트팜, 바이오헬스, 스마트시티, 에너지 신산업, 드론, 미래 자동차, 스마트공장, 핀테크 등과 연관된다.

사물인터넷·빅데이터 등의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해 농업시설의 생육 환경을 원격이나 자동으로 제어하는 농장. 최근 우리 농업은 국내 수요 감소와 인력 고령화, 청년층 부족 등으로 성장 동력이 약화한 게 사실이다. 

대안으로 주목받는 분야가 혁신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팜이다. 농장의 설계·구축·운영 등을 지도하는 '스마트팜 컨설턴트', 스마트팜에 대한 연구·개발부터 교육·컨설팅까지 담당하는 '스마트팜 구축가' 등이 대표적인 직업이다.

바이오헬스 분야에서는 생물학·의약·식품·농업 등 관련 연구를 통해 다양한 생명현상을 탐구하는 '생명과학연구원', 건강 관련 서비스와 의료 IT(정보기술)가 융합된 종합 서비스를 기획·개발하는 '스마트 헬스케어 전문가' 등이 대표적인 직업으로 꼽힌다.

스마트시티애서는 필요한 도시를 계획하고 설계하는 '도시계획가', 교통 수요 분석과 교통시스템의 설계·구축 및 도로 교통 안전을 연구하는 '교통전문가', 도시가 취합한 각종 정보를 관리하고 보안을 담당하는 '컴퓨터 보안전문가' 등이 유망하다.

에너지 신산업의 경우, 신재생 에너지를 연구·개발하거나 에너지 비용을 줄이기 위한 시스템을 개발·관리하는 '에너지 공학기술자', 태양광·태양력·수소 등의 에너지 기술을 연구하고 에너지 최적화를 위한 제어시스템을 개발하는 '신재생 에너지 전문가' 등이 대표적인 직업으로 전망됐다.

드론과 관련, 드론 개발에서 조종·정비까지 관련 직무를 다양하게 수행하는 '드론 전문가', 드론을 활용해 스포츠·문화·여가 등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개발하는 '드론 콘텐츠 전문가' 등이 눈에 띈다.

미래 자동차 분야에서는 차량에 필요한 각종 신소재를 연구하는 '신소재 개발연구원', 스스로 알아서 판단하고 달리는 무인차를 개발하는 '무인자동차 엔지니어' 등이 유망할 것으로 예상됐다.

스마트공장의 경우, 스마트공장 운영에 필요한 정보시스템을 운영하고 관리하는 '컴퓨터 시스템 설계 및 분석가', 기업의 생산시스템 구현을 위한 맞춤형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자' 등이 대표적인 직업이다.

핀테크에서는 기존 소프트웨어의 오류를 수정하고 새로운 하드웨어와 호환성 및 성능을 향상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컴퓨터 파일 훼손이나 비 인가된 사용 등으로부터 정보를 안전하게 지키는 '정보보안 전문가' 등이 유망 직업이다.

그러나 당장 취업에 나선 청년들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다. 

현 교육 체제상 미래 산업에 대해 준비를 할 여유가 없어 급속히 변화하는 산업과 유망 직업에 맞춰 능력을 키우는 게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끊이질 않기 때문이다.

한 취준생은 "유망 직종과 관련된 학과에 이제 신입생으로 들어오는 학생들에게는 희소식일 수 있지만, 곧바로 일을 구해야 할 대졸 취준생들에게는 꿈같은 얘기"라며 "뿐만 아니라 당장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유망 직업이라고 하는 것 역시 허황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 인공지능(AI)이나 자동화 시스템을 선호하는 기업들이 오히려 인력 규모 축소에 관심을 갖다 보니 일자리가 갈수록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에 힘이 실린다.

한 민간연구원 관계자는 "새로운 기술과 산업 발전으로 일자리가 바뀌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이에 대처하는 게 사실상 쉽지 않은 것이 문제"라며 "미래 산업의 경우, 복합 자동화에 기반을 두다 보니 직접 사람이 해야 할 영역이 줄어들기 때문에 현실성 있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정부와 민간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