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5·18 민주화운동 기밀문서 사본 43건 韓외교부에 전달

2020-05-12 16:55
정부, 지난해 11월 외교 경로 통해 관련 문서 비밀해제 요청
외교부 "기존에 삭제된 부분 공개…추가 공개 미 측과 협의"

미국이 5·18 민주화 운동 관련 기록물 사본을 한국 정부에 제공했다.

12일 외교부에 따르면 미국은 11일(현지시간) 미측 기록물의 추가적인 비밀해제 사실을 설명하고 문서 사본을 전달했다.

이는 한국 정부가 지난해 11월 외교 경로를 통해 미국 측에 5·18 민주화 운동 관련 문서의 비밀해제 검토를 공식 요청한 데 따른 조치다.

미측이 추가로 비밀 해제해 제공한 기록물은 총 43건(약 140쪽 분량)으로 주한 미국대사관이 생산한 것을 포함해 모두 미국 국무부 문서다.

문서 대부분은 과거 일부 내용이 삭제된 채로 비밀해제된 바 있다. 그러나 미측은 이번에 이 문서들을 완전히 공개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외교부는 "정부는 앞으로도 5·18 민주화 운동 관련 미측 기록물의 추가적인 공개가 이뤄질 수 있도록 미측과 계속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미측이 인권·민주주의 등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한·미 동맹 정신을 바탕으로 금번에 추가적인 비밀해제를 위해 협력해준 데 대해 평가한다"고 부연했다.

 

지난 12일 오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별관 1층에서 5·18 당시 광주를 취재한 AP통신 기자 테리 앤더슨(Terry A. Anderson)의 기사 원본 등이 공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진행된 정례브리핑에서 "신규 문서가 일부 포함된 것 같다"며 "대부분은 기존에 공개된 문서 일부인데 삭제된 부분이 비밀 해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유관기관하고 전문가들이 (문서를) 우선 봐야 될 사항으로 알고 있다"며 "그 다음에 그 문서들에 대한 평가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평가를 가지고서 미측과 추가로 협의해야 할 부분은 해야 할 것이고 공개해야 할 부분은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미측이 한국 정부에 (문서를) 공유하겠다는 취지냐'는 물음에 "원칙적으로는 공개가 가능한 문서"라고 답했다.

5·18기념재단과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는 그간 진상 규명을 위해 미국 정부의 기밀문서 원본 공개를 요구해왔다.

이와 함께 지난해 10월 21일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외교부가 미국 측으로부터 협조를 구하라는 의원들의 주문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