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n번방 시초 ‘갓갓’까지 검거…“박사방과의 연결고리 확인한다”

2020-05-11 17:10

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의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n번방'의 시초로 알려진 닉네임 '갓갓'이 붙잡혔다.

경북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A(24)씨를 닉네임 '갓갓'으로 특정해 9일 소환 조사하던 중 자백을 받고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등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고 11일 밝혔다.

'갓갓'은 성 착취 영상 공유방을 여러 개 만들었는데, 이를 통틀어 'n번방'이라고 부른다. 가장 악랄한 방식으로 운영됐다는 '박사방'은 그 연장 선상에서 생겨났다.

'n번방'을 만든 '갓갓'과 '박사방'을 운영한 '박사' 조주빈(24·구속), 또 다른 공유방 '고담방' 운영자 '와치맨' 전모(38·구속) 씨와 ‘제2의 n번방’을 운영한 ‘로리대장 태범’ 배모 군(19·구속)등 운영자들이 다수 검거됐다.

경찰은 조주빈의 공범 격인 '부따' 강훈(18·구속), '이기야' 이원호(19·구속)도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또 다른 공범으로 알려진 '사마귀'의 경우 실체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며 "조주빈과 면담 등을 통해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텔레그램 성범죄 사건에 대한 국민 분노가 들끓자 조주빈의 신상을 공개한 지 하루 뒤인 3월 25일 경찰청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를 출범했다.

하지만 유독 '갓갓' 수사는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됐다. 경찰청으로부터 '갓갓' 수사를 배당받은 경북청은 일찌감치 '갓갓'의 인터넷 프로토콜(IP)을 특정해 추적했지만 차명·도명 등이 많은 인터넷 공간의 특성상 해당 IP가 실제 범인의 것인지 확인하는 작업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

‘갓갓’ 까지 검거한 경찰은 'n번방' 등의 유료 회원, 성 착취물 소지자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한편 박사방 사건을 수사한 서울지방경찰청은 '갓갓'에 대한 경북청 조사가 끝나면 박사방과 연결고리가 있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서울청 관계자는 "아직까지 '갓갓'와 조주빈이 서로 연락해 박사방을 만들었다거나 공모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경북청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 이를 공유해 둘 사이의 연관성을 파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별수사본부는 최근까지 디지털 성범죄 517건과 관련된 430명을 검거해 70명을 구속했다. 430명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제작·운영자 116명, 유포자 143명, 소지자 160명, 기타 11명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