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쏘아 올린 中 실업대란… 양회서 대책 나올까

2020-05-11 15:05
사상최고치 찍은 中 실업률 4월도 악화 전망
소비회복 더뎌... 고용시장 뒷받침하던 서비스업 일자리 타격

지난 몇 년간 중국 고용시장은 늘어난 서비스업 일자리로 탄탄한 모습이었다. 늘어난 상점과 배달 플랫폼 등이 글로벌 기업의 중국 공장 철수와 자동화 등 여파로 일자리를 잃은 이들의 대체 직장이 돼 준 것이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이 선순환을 무너뜨렸다. 도시 실업률은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으며,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농민공까지 포함하면 실제 상황은 더 좋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망은 더 나쁘다. 열흘 뒤 열리는 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나올 고용정책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코로나19 타격 입은 中 고용시장 최악 

지난 1~2월 중국의 도시실업률은 6.2%까지 치솟았다. 사상 최악의 기록이다. 다음 달인 3월 실업률은 5.9%로 다소 완화됐지만 중국 정부의 공식 실업률 목표치인 5.5%를 밑도는 것이자, 역대 두번째로 높은 수치다.

게다가 이는 2억9000만명의 농민공을 제외한 수치다. 농민공은 중국에서 일자리가 많은 도시로 나가 생활하는 농촌 출신 사람들을 가리킨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로나19로 농민공이 입은 경제적 타격은 심각하다. 이들이 몇 달째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은 물론, 최근에는 경제적 압박에 시달리던 한 청년 농민공이 800여만원에 자신의 신장을 팔았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공식 도시실업률에 비해 중국의 실제 실업 현황은 더욱 좋지 않다고 분석한다. 중국 정부 산하 사회과학원 경제학자 장빈(長斌)은 지난달 공동 저자로 참여한 보고서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공개하고, 농민공 실업률을 감안하면 3월 말까지 약 8000만명이 실직 상태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초 중국 경제학계에서도 실제 실업률은 25%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하기도 했다. 이는 2억5000만명이 실업자라는 의미다. 식당이나 상점을 운영하다가 문을 닫은 자영업자까지 포함하면 이 같은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다. 실제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식당의 6분의 1이 문을 닫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4월 실업률 6.3% 역대 최악 전망... 양회서 고용정책 쏟을 듯 

전망도 좋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이코노믹스는 오는 15일 발표되는 중국의 4월 실업률을 6.3%로 예상했다. 역대 최고치였던 1~2월 실업률보다 높다. 지난달 소폭 완화됐던 고용상황이 다시 악화됐다는 얘기다.

코로나19 사태가 안정세에 들어섰음에도 고용시장이 악화하는 이유는 더딘 소비 회복 탓이라는 분석이다. SCMP에 따르면 다수 식당들은 직접 방문 고객 감소로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이중 45% 이상의 4월 주문 건수는 2월 보다 줄었다.

전 세계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출업체들이 타격을 입은 점도 고용시장 악화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프랑스은행 소시에테제네랄의 야오웨이 이코노미스트는 “하반기 중국의 수출과 소비 회복세가 계속 더디다면 실업자 수는 3000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진단했다.

래리 후 맥쿼리증권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올해 연말까지 중국 실업률은 9.4%까지 치솟을 수 있다”며 “올해 졸업을 앞둔 870만명의 대졸자의 취업 상황도 어려울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오는 21일 열리는 양회에서 중국 당국이 고용정책을 쏟아낼 것이란 신호가 감지된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 5일 중국이 경제 회복과 함께 ‘6대 안정’에 힘을 기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6대 안정은 ‘취업, 민생, 시장 주체, 식량·에너지안보, 산업 체인, 기층 조직 운영’을 말하는데, 취업이 최우선으로 꼽히고 있다.
 

[사진=소후망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