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용산역 철도 정비창 부지 개발 계획을 발표한 이후, 과거 용산과 한 몸으로 묶여 통개발이 예고됐었던 여의도 재개발 시장에 눈길이 쏠린다. 서울시에서 올 하반기를 목표로 준비 중인 여의도 관련 기본계획안에는 통개발 내용은 담기지 않을 공산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올 하반기 발표를 목표로 여의도·영등포 도심에 대한 관리 기본계획안을 수립하고 있다. 이는 여의도 도심을 어떻게 육성할 건지에 대한 구상안으로, 여의도 재건축 사업이 도래하는 시점을 감안해 금융지구와 아파트지구를 나눠서 구성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계획안에는 과거부터 줄곧 논의돼 온 '여의도 통개발'이 담기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여의도 통개발 안을 보류하면서 내걸었던 주택시장 안정 등 여건이 아직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여의도는 도심이기도 하고 서울의 미래를 위해서 훌륭한 지역으로 변모시키기 위한 계획 필요하다. 그런 차원에서 계획안을 준비 중"이라면서도 "아직 주택시장이 안정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여의도·용산 통개발과 관련해 진전된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2018년 '여의도·용산 개발 마스터플랜'을 내고 여의도를 통째로 신도시급으로 재개발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1970년대 개발된 이후 50년 가까이 지난 여의도를 업무·주거지가 어우러진 '신도시급'으로 재개발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해당 지구 개발 사업이 재차 주목을 받았지만, 정부가 집값 급등 등 시장 과열을 이유로 계획을 무기한 보류하면서 여의도 재개발은 여전히 발이 묶인 상태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여의도 통 재개발은 아직 논의 단계가 아니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시범아파트 단지 내 H공인 대표는 "용산 개발 소식에도 여의도는 큰 영향이 없다"면서 "여의도 개발 얘기는 나온 지 너무 오래돼서 기대감이 크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여의도 재개발은 서울시가 혼자서 할 수 있는 규모의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가 직접 나서지 않는 이상 진척이 어렵다. 때문에 시장 기대감도 낮아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G공인 관계자 역시 "여의도 통 재개발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 임기 때부터 나온 얘기로, 지금은 사실상 멈춰진 상태"라면서 "여의도 부동산 시장까지 영향을 주기엔 용산 정비창 사업 하나로는 부족하다. 일단 용산 개발이 아직 첫 삽을 뜨지도 않았기 때문에 어떻게 진행되는 지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시범아파트는 여의도에서 가장 많은 세대수인 1500가구를 가진 대표적인 재건축 추진 단지로, 전용면적 79.24㎡ 11층 매물이 지난해 12월 16억원으로 고점을 찍은 이후 거래가 뚝 끊겼다. 여기에 지난 3월 같은 평형 9층이 14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1억2000만원가량이 급락했다. 

시범아파트 다음으로 큰 단지 여의도동 삼부아파트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전용 71㎡ 4층 매물이 16억3500만원으로 고점을 찍은 이후, 거래가 사실상 멈췄다. 지난 2월 1층이 15억7000만원에 거래돼 6000만원가량이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