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그대' 요양보호사, 꽃꽂이 하는 까닭은?

2020-05-08 15:21
건보공단 힐링원예치료 행사...올해 100명 지원

7일 건강보험공단 부산경남본부가 마련한 '꽃보다 그대' 행사에서 손수 꽃꽂이 작품을 빚은 요양보호사들이 화분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건강보험공단 제공]


“꽃보다 아름다운 이는 바로 당신입니다.”

글씨만 봐도 말만 들어도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을 주는 단어가 바로 꽃. 이 예쁜 꽃을 다듬어 더 예쁘게 단장하는 사람들의 속은 어떤 기분일까?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저녁 부산 북구 덕천동 부산치매전문교육장에 모여든 장노년층 여성 25명은 ‘꽃보다 그대’라는 행사에 초대된 요양보호사들이다.

‘꽃보다 아름답다’는 이 여성들을 맞이한 주인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부산경남지역본부. 이 행사는 장기요양 종사자 지원을 위한 특화사업으로 건강보험공단이 마련한 힐링원예치료 프로그램이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돌보미인 요양보호사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업무에 지친 심신의 치유를 돕기 위해 이날 첫 행사를 마련한 것이다.

꽃을 만져가며 꽃꽂이 작품을 꾸미는 모든 시간이 ‘힐링’이어서 원예치료법은 특히 여성에게 인기가 많다.

공단은 한국원예복지협회 부산지부와 손잡고 요양보호사들의 직무스트레스를 덜어주기로 했다. 그렇게 되면 생의 마감기를 보내고 있는 어르신 환자들도 더 좋은 돌봄을 받을 것이다. 덩달아 위축된 화훼농가는 꽃을 더 팔 수 있어 좋다. 공단은 그래서 시작했다.

행사 다음날인 어버이날. ‘꽃보다 그대’들은 전날 손수 만든 꽃바구니를 자신들이 돌보는 어르신들에게 선물했다. 얼굴 주름이 꽃잎처럼 펴졌다.

나이 든 아픈 환자를 돌보는 요양보호사는 ‘궂은 일’이 직업인 사람들. 행사에 온 한 보호사는 “한번도 꽃을 선물받아 본 적도, 꽃으로 뭔가 만드는 것은 엄두도 못냈다”고 말해 행사장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이 보호사는 꽃을 만지는 내내 입꼬리가 올라 있다.

강정림 건보공단 부산경남본부 요양운영팀장은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꽃을 처음 꾸며본다는 요양보호사들의 웃음 소리에 가슴이 찡했다”며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올해 ‘꽃보다 그대’는 모두 100명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오동석 건보공단 부산경남본부장은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현장에서 애쓰는 요양보호사의 처우 개선을 위해 다양한 지원 사업을 벌이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