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투자증권 지분 두고 '잡음'..."경영권 분쟁" vs "주가올리기 작전"

2020-05-07 00:10

[CI=유진투자증권]


최근 세종텔레콤이 유진투자증권의 제2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유진투자증권의 지분을 둘러싼 잡음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세종텔레콤이 경영권 경쟁에 뛰어들면서 분쟁 가능성과 함께 작전세력의 세종텔레콤을 활용한 주가 띄우기 등 상반된 해석이 분분하다. 유진투자증권의 주가가 양사의 '경영권 분쟁' 부정에도 투자자들 사이의 경영권 갈등 기대감으로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이 같은 의혹들을 더욱 키우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진투자증권은 전거래일 대비 135원(4.55%) 오른 3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유진투자증권은 5거래일 연속 상승했고 이날 장중 36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지난달 23일 세종텔레콤이 유진투자증권 주식 557만주(지분 5.75%)를 획득했다고 공시하면서 주가는 급등하기 시작했다. 공시 이후에만 주가가 53.09%나 치솟았다. 다만 세종텔레콤은 공시에서 "단순 투자를 목적으로 한 지분 취득"이라고 설명했다.

주가 상승은 김형진 세종텔레콤 회장이 과거 증권사를 인수한 이력이 있다는 것 때문이다. 김 회장은 1998년 외환위기(IMF사태) 당시 동아증권을 30억원에 인수한 뒤 세종증권으로 사명을 변경, 2005년 말 1100억원에 농협중앙회에 매각한 바 있다. 이후 세종증권은 NH농협증권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NH농협증권은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해 현재 업계 5위권 대형사인 NH투자증권으로 거듭났다.

다만 이 사태를 바라보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유진그룹의 유진투자증권에 대한 지분은 29.03%인 데 반해 세종텔레콤의 지분은 5.7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현금보유력 등 자금 확보 차원에서도 체급 차이가 크게 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주가 띄우기란 의견에 힘이 실렸다.

한 M&A업계 관계자는 "김형진 회장이 과거 증권사를 인수했다는 사실 때문에 주가가 상승하고 이에 세력이 붙은 것으로 짐작된다"며 "최근 테마주 등 상승 이슈가 사라지면서 한진칼 등 경영권 분쟁으로 재미를 본 세력들이 유진투자증권으로 옮겨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사모펀드 등과 인수·합병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 시각이 있지만 애초에 적대적 M&A를 위해선 사유가 필요한데, 보수적으로 운용을 해온 유진투자증권이어서 M&A 명분 찾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실 이런 소문이 나돌면 세종텔레콤 입장에서는 나쁜 것이 없다"며 "회사 차원에서 홍보도 되고 주가가 많이 올라 향후 시세 차익을 얻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세종텔레콤이 유진투자증권을 인수한다고 해도 세종증권 인수 과정에서 잡음이 있어 당국의 인가를 받는 절차가 굉장히 까다로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김 회장은 세종증권 인수과정에서 뇌물공여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 역시 "세종텔레콤이 지분 취득한 것은 공시를 통해 알고 있고 단순 투자목적이라고 들었다"며 "경영권 분쟁 이슈는 들은 바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