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GDP 막아내려면] 올해 한국경제 최악 시나리오 '-12.2%'

2020-05-06 08:45
IMF 당시 -5.5%보다 더 안 좋다 전망도···2분기도 충격 클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올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결국 마이너스에 그칠 것이라는 국제 금융기관의 전망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이중 몇몇 금융기관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기록했던 최악의 GDP 성장률인 –5.5% 보다 올해가 더 안 좋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무디스는 세계 주요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담은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0.1%에서 -0.5%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가 G20 가운데 선진국으로 분류하는 10개 국가 가운데는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이 가장 양호한 수준이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도 지난달 말 보고서를 통해 올해 우리나라의 GDP 성장률 전망치를 –1.2%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달 초 제시했던 전망치인 –0.2%보다 1%포인트 낮아진 수준이다.

이들은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대처가 양호하다며 성장률 전망치를 양호하게 평가했으나 몇몇 금융기관은 그렇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일본 노무라증권을 꼽을 수 있다. 노무라증권은 지난달 말 올해 우리나라 GDP 성장률이 –5.5~-12.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노무라증권이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 제시한 GDP 전망치인 0.2~1.4%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노무라증권은 이번 보고서에서 코로나19 감염 전개 국면에 따른 성장률 전망을 '기본(base)', '좋은(good)', '나쁜(bad)' 시나리오 등 3단계로 제시했다.

노무라증권은 미국과 유럽의 '사회적 거리 두기'가 4월 말까지 엄격하게 시행된 후 완화되는 경우를 '기본 시나리오'로 가정하고, 이 경우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6.7%로 제시했다. 이는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5.5%)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사진=한국은행]

만약 새로운 감염이 전 세계적으로 4월까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경우를 '나쁜 시나리오'로 가정했다. 이 경우 우리나라 역시 장기적인 경기 침체를 겪을 수밖에 없어 GDP 성장률 전망치는 –12.2%까지 급락한다.

다만 '사회적 거리 두기'가 4월 중순까지 시행될 경우를 '좋은 시나리오'로 보고 이 경우 올해 한국의 GDP 성장률을 –5.5%로 추정했다. 이는 1998년과 동일한 수준이다.

문제는 긍정적인 전망보다 부정적인 전망 쪽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 금융기관의 GDP 성장률 전망치가 발표된 이후 한국은행은 지난 1분기 GDP 성장률이 –1.4%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달부터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입 상대국인 미국·유럽에 코로나19가 확산됐다며 2분기에는 1분기보다 충격이 더 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GDP 성장률이 외환위기 때보다 더 안 좋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코로나19로 투자·소비가 위축된 상황이라 전염병의 확산에 따라 경기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