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韓, 김정은 출연 전 건재 확인...4월 중순 코로나19 피해 원산행"

2020-05-02 12:19
"韓, 통신량·사망설 반박정보 美와 공유"...이에 바탕해 폼페이오·트럼프 발언
김정은, 4월 중순 주변인사 발열...北 '코로나 청정국' 주장 위해 몰래 원산행

'중태설'에 휩싸였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20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가운데, 한·미 정보당국은 김 위원장이 4월 중순부터 코로나19를 피해 원산에 체류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중태설이나 사망설을 일축한 상태였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관련 인사 2명을 인용해 부하들이 발열 증세를 보인 후 김 위원장이 4월 중순 원산행을 한 것으로 한·미 당국자들은 파악했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11일 평양의 노동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이후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감춘 뒤 사망설 등 건강 이상설에 휩싸였던 김 위원장은 20일 만에 공개활동을 재개했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우리 시간 2일 김 위원장이 전날인 노동절(5·1절)에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 2월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과의 국경을 닫고 강도 높게 격지 조치를 한 후 공개적으로는 코로나19 감염자가 없다고 주장 중이다. 이에 WP는 김 위원장이 아무런 언급 없이 자취를 감췄던 것이 원산행을 밝히면 주변 인사들의 감염 우려를 드러내게 돼 북한 당국의 코로나19 현황에 대한 공식 발표와 엇갈리는 상황을 피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일 북한 평안남도 순천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연합뉴스]

매체는 아울러 한·미 당국자들이 평양 내 통신량이 증가하는 등 신호정보(시긴트)에 있어서 어떠한 특이 동향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김 위원장의 중태나 사망에 대한 소식에 회의적인 태도였다고 WP가 전했다. 즉, 한국과 미국의 정보 당국이 정찰자산 등을 통해 김 위원장의 신변에 특이사항이 없다는 정보를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는 의미다.

WP는 특히 한국 당국자들이 김 위원장의 등장 며칠 전부터 김 위원장이 사망했다는 언론 보도를 반박하는 정보를 미국과 공유했다고 보도했다. 이 정보에 따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김 위원장의 상태에 대한 계속된 질문에 사망설로 기울지 않은 채 미국 정책의 지속성을 강조해왔다고 매체는 해석했다.

전날 폼페이오 장관은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20일가량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데 대해 "아예 못 들어본 일은 아니지만, 통상적이지는 않다"면서도 건강 이상설에 대한 진행자의 계속되는 유도 질문에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는 것 외에는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종적이고 완전히 비핵화한 북한이라는 우리의 목표와 과제는 북한을 누가 이끌든 간에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원칙적 입장을 되풀이 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에 바탕해 언론의 질문에 김 위원장의 상황에 대해 "말할 수 없다"면서도 "매우 잘 알고 있다"고 '정보력'을 과시해왔다.

한 외교소식통은 WP에 "한미는 실시간으로 정보를 교류 해왔으며 (한·미간에) 평가는 일치해왔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통일부는 김정은 위원장이 심장수술 후 중태에 빠졌다는 CNN의 보도 이후 줄곧 "북한 내 특이 동향은 없다"며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기자회견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UPI·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