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장관 "김정은 동선 알려줄 수 없다", 왜?…"건강이상설은 '인포데믹'"

2020-04-28 14:01
김연철 장관, "김정은 동선, 국가 정보사항으로 공개하지 않아"
"김정은 향산진료소 시술·칩거 '가짜뉴스'…논리적 납득 어려워"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최근 쏟아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 ‘인포데믹(거짓정보 유행병)’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인포데믹은 인포메이션(information·정보)과 에피데믹(epidemic·전염병)을 합성한 용어로, 잘못된 정보나 악성 루머가 미디어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하는 현상을 뜻한다. 

김 장관은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김 위원장의 신변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 “특이 동향이 없다는 게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상황을 고려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집권 후 처음으로 김일성 주석의 생일 ‘태양절(4월 15일)’ 태양절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나서지 않았지만, 올해 태양절과 관련된 경축연회, 중앙보고대회 등이 코로나19 상황으로 취소됐다는 점을 언급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금수산태양궁전 참배계획 대상이 축소됐고,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참배에 나서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지난 2월 16일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고,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선포한 상황에서도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 ‘광명성절’에는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나선 바 있다.

김 장관은 김 위원장이 혈관 시술 후에 원산에 머물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선 “북한 사정을 아는 사람들이 봤을 땐 ‘가짜뉴스’라고 판단된다”고 반박했다.

그는 미국 CNN 보도의 출처가 국내 북한전문매체인 ‘데일리NK’의 보도로 알고 있다며 “‘향산진료소에서 김만유병원 의사들이 시술했다’는 보도는 논리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김 위원장이 향산에 갔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고, 향산진료소는 보건소와 같아서 수술이나 시술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김만유병원 의사들이 시술이든 수술에 참여했다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이날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한 질문에 시종일관 “확인된 바 없다”, “북한 내 특이 동향이 없다” 등의 답변만 내놨다.

다만 현재 김 위원장이 평양에 머물고 있느냐는 질의에 대해선 “정보 사항이라서 공개하지 않는다. 그것이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며 “한국뿐만 아니라 모든 정부가 공통으로 지켜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전 정부에서도 마찬가지였다”고 답을 피했다.

이어 정부의 설명에도 김 위원장을 둘러싼 건강 이상설이 지속해서 제기되는 이유에 대해선 “인포데믹 현상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밝혔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질문을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