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사망설’ 근거없다, 이유는?…“미사일 발사 등으로 곧 나타날 것”

2020-04-27 10:20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일부 전문가, 소식통에만 의존해"
"루머 확산 방지 위해 한·미, 신뢰 가능한 대북 정보 공개해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둘러싼 건강 이상설, 사망설 등 각종 루민트(루머+휴민트·소문+인적 정보) 쏟아지는 가운데 김 위원장이 곧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을 받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27일 ‘2014년 북한 쿠데타설과 김정은 중태설 vs 2020년 김정은 중태설과 사망설’이라는 분석자료를 통해 김 위원장이 조만간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센터장은 한·미 정보당국 등이 김 위원장의 원산 체류를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 “만약 김 위원장이 중태에 빠져있다면 의료시설이 빈약한 원산이 아니라 봉화진료소가 있는 평양으로 곧바로 옮겨졌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의 중태설, 그리고 더 멀리 나아간 사망설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또다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은 조만간 새로운 미사일 시험 발사를 참관하거나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또는 평양종합병원 (건설) 현장을 시찰하는 등의 형태로 공개석상에 다시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부 매체에 따르면 함경남도 선덕 비행장에 북한이 최근 지대공 미사일을 전개한 사실이 우리 군 당국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선덕 지역은 지난해 8월과 올해 3월 김 위원장이 참관한 상태에서 초대형방사포 발사가 이뤄진 곳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부지구 항공 및 반항공사단 관하 추격습격기연대를 시찰했다고 12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리병철 당 중앙위원회 군수담당 부위원장과 박정천 총참모장 등 간부들이 수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 센터장은 북한이 지난 14일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 보도하지 않고, 김 위원장이 집권 후 처음으로 태양절(4월 15일·김일성 주석 생일) 금수산태양궁전에 참배하지 않았다는 점이 김 위원장의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 있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일부 전문가들이 일부 소식통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한·미 정부가 신뢰할 수 있는 대북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센터장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으로 인해 북한 내부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어려운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일부 전문가나 언론이 김 위원장의 건강과 통치에 ‘큰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 않다’는 다양한 정보들을 무시하고 일부 소식통에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이 비록 지난 1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중앙위) 정치국 회의에 참석한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는 않지만 외국 정상들에게 계속 축전을 보내는 등 정상적인 대외외교활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해석한 것이다.
 

지난 23일 촬영된 위성사진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전용으로 추정되는 열차가 강원도 원산의 한 기차역에 정차해 있다. 사진=38노스 제공]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전군(全軍)에 김정은의 ‘유일적 영군체계(領軍體系)’를 더욱 철저히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김 위원장에 대한 북한 군대와 인민의 충성을 지속해서 강조하는 것도 김 위원장의 통치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근거라고 강조했다.

정 센터장은 “지난 19일 북한은 외무성 보도국 대외보도실장 명의의 담화를 발표해 김 위원장에게 ‘좋은 편지’를 받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며 “이 같은 담화는 김 위원장의 승인이 없이는 발표될 수 없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에 대한 근거 없는 루머의 확산을 잠재우기 위해 한국과 미국 정부는 신속하게 신뢰할만한 대북 정보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정 센터장은 지난 2014년에 불거진 북한 쿠데타설과 김 위원장의 중태설에 대해 북한 체제의 폐쇄성과 일부 전문가 및 언론의 신중하지 못한 분석 태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다고 분석했다.

그는 “당시 김정은의 공개 활동이 중단된 상태에서도 그가 제1위원장직을 맡고 있었던 국방위원회의 정책국 대변인 명의로 담화가 발표됐고, 중국의 국경절을 맞이해 김정은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축전을 보낸 사실이 보도됐다”며 “이는 김정은이 정책 결정 과정에 계속 관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