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 쇼크에 美셰일 시추업체 '다이아몬드 오프쇼어' 파산

2020-04-27 08:33

미국 휴스턴에 소재한 셰일유 시추서비스 제공업체 다이아몬드 오프쇼어 드릴링(Diamond Offshore Drilling)이 26일(현지시간) 파산했다. 유례없는 유가 폭락에 시추 계약이 얼어붙으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블룸버그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다이아몬드 오프쇼어는 이날 휴스턴 파산법원에 파산보호(챕터11·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지난 15일 5억 달러(약 6172억원) 채무에 대한 이자를 납입하지 못한 지 약 열흘 만이다.

다이아몬드 오프쇼어는 이날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경쟁이 심하고 경기를 타는 산업 환경이 최근 몇 달 새 급격히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2500명의 일자리도 위기에 처했다.

다이아몬드 오프쇼어는 바다 밑으로 3.2㎞ 이상 굴착할 수 있는 리그(시추 설비)를 보유하고 있지만 해양 석유는 채굴이 어려워 단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최근엔 기술 발달에 힘입어 신규 심해 시추 비용이 줄었지만 유정 발굴에 오랜 시간이 들기 때문에 비용 면에서 여전히 부담이 크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최근 국제유가는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위축과 공급 과잉으로 유례없는 폭락세를 나타내면서 미국 셰일업계에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역대 처음으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이 마이너스권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라이스타드에너지는 유가가 배럴당 20달러에 거래될 경우 내년 말까지 533개 미국 원유 채굴·생산업체들이 파산을 신청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가 10달러라면 파산 신청을 하는 기업은 1100곳을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시간 27일 오전 8시 25분 WTI 6월물은 배럴당 16.56달러를 가리키고 있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배럴당 24.84달러에 거래 중이다. 
 

[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