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마감] "이란 함정 쏴버려" 트럼프 한마디에 유가 반등...다우 2%↑

2020-04-23 06:48
다우 1.99%↑ S&P500 2.29%↑ 나스닥 2.81%↑
트럼프 '이란 함정 격침' 명령에 유가 반등…WTI 19%↑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유가 반등과 기업실적 호조에 힘입어 사흘 만에 상승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456.94p(1.99%) 오른 2만3475.82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S&P500지수는 62.75p(2.29%) 상승한 2799.31에, 나스닥지수는 232.15p(2.81%) 뛴 8495.38에 장을 마감했다.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유가'를 연출하며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공포까지 몰고 왔던 국제유가가 반등에 성공하며 주가를 밀어 올렸다.

전날 WTI와 브렌트유는 각각 43%, 25%씩 대폭락했고 이틀 전에는 유례없는 '마이너스' 유가까지 등장했었다.

그러나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9.1% 뛴 13.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ICE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5.90% 오른 20.47달러를 가리켰다.

코로나19발 수요 급감으로 연일 내림세를 이어온 국제유가가 폭락세를 면치 못하던 국제유가가 기술적 반등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미국과 산유국인 이란의 군사적 긴장 고조도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미 해군을 상대로 바다에서 이란 무장 고속정이 우리 함정을 성가시게 하면 발포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지시는 이란을 향한 메시지로 지난 15일 미 함정이 지역 순찰을 일환으로 훈련을 진행하던 중 발생한 사건 이후 일주일 만에 나왔다.

당시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 소형 고속단정 11척이 경고를 무시한 채 걸프해역 북부에서 훈련 중이던 미 해군과 해안경비대 6척에 접근한 바 있다. 미국은 이란 고속정이 1시간 동안 미 함정 주변을 맴돌며 10야드(약 9m) 거리까지 접근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 상황으로까지는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미 국방부는 이란이 충돌이나 그 이상의 상황을 야기하고 위험하고 도발적 행동을 했다고 비난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도 적극 반발했다. 자신들의 작전 수행을 미 해군이 비전문적이고 도발적 방식으로 방해했다는 것.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의 앵커이자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인 짐 크래머는 "단기 판매자들에게 자신들의 입장을 커버할 수 있는 사건으로 유가 급등에 기여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의 입에서 나온 낙관적인 예측도 유가 반등에 힘을 실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경제가 재개되면 국제유가도 반등할 것"이라며 "최근 유가 폭락은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역시 유가는 앞으로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일부 기업들이 예상 밖 실적 호재도 얼어붙은 투심을 녹이는 데 한몫했다.

멕시칸 패스트푸드 체인 치폴레는 올해 1분기 온라인 매출이 81% 성장하면서 주가가 12% 넘게 뛰었다. SNC메신저앱 스냅도 코로나19 특수에 매출과 수익이 늘면서 주가가 36.7% 뛰었다. 반도체업체인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도 시장 예상보다 양호한 매출과 순익을 기록하며 주가가 4.8% 올랐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현재까지 S&P500 소속 기업 가운데 84곳이 1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이 가운데 67%가 시장 기대치보다 좋은 실적을 발표했다.

유럽 주요 증시 역시 상승했다. 이주 초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권에 진입한 국제유가 선물 가격이 급반등하면서 얼어붙은 투심을 녹인 것.

영국 FTSE1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30% 뛴 5770.63에 마감했다. 독일 DAX지수는 1.61% 오른 1만415.03에, 프랑스 CAC40지수는 1.25% 상승한 4411.80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전날보다 1.80% 오른 330.14를 기록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 금값도 오름세를 보였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3.0%(50.50달러) 오른 1738.30달러를 기록했다.
 

[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