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법부장 교체설…양회 앞두고 정법 계통 '물갈이'
2020-04-22 13:26
푸정화 사법부장 곧 면직 예상
후임엔 시진핑 '저장성 인맥' 탕이쥔 랴오닝성 성장유력
'시진핑 사람'으로 채워지는 공안·사법라인
후임엔 시진핑 '저장성 인맥' 탕이쥔 랴오닝성 성장유력
'시진핑 사람'으로 채워지는 공안·사법라인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를 앞두고 중국 공안·사법 분야에 대한 '물갈이'가 시작된 모습이다.
중국 베이징 유력 일간지 신경보(新京報)에 따르면 21일 푸정화 사법부장이 사법부 당조 부서기 직에서 면직됐다. 이날 사법부 공식 웹사이트 '지도부 소개'란에 푸정화(傅政華) 당조부서기 직위가 삭제된 게 확인됐다.
게다가 홍콩 명보는 이날 저녁 베이징에서 열린 ‘평안중국 건설협조소조’ 회의에도 푸 부장은 불참했다고 전했다. 이 회의엔 푸 부장만 빼고 중앙정법위원회 위원 전원이 출석했다. 중앙정법위는 중국 공산당의 ‘칼자루’로 불리는 공안부와 사법부 등 정법 계통을 총괄하는 조직이다. 푸 부장의 불참은 사실상 그가 사법부장 직에서도 곧 물러날 것임을 암시한다.
푸 부장은 1955년생으로 정년인 65세가 됐기 때문에 물러나는 것일 수 있지만, 구체적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베이징시 공안국장 출신으로 중국내에서 대중 인지도가 높은 푸정화는 시진핑 주석의 신임을 바탕으로 2013년 8월에 베이징시 공안국장에서 공안부 부부장으로 승진했다. 중앙정법위 위원, 공안부 상무부부장을 역임한 후 2018년부터 사법부장을 맡아왔다.
푸 부장의 후임으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저장성 인맥’으로 분류되는 탕이쥔(唐一軍) 랴오닝성 성장이 거론되고 있다. 명보는 탕 성장이 이날 ‘평안중국 건설협조소조’ 회의에 참석했다며, 사실상 그가 26일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사법부장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1961년생으로 올해 59세인 탕 성장은 시 주석이 저장성 당서기 재직 시절 저장성 기율위 비서장, 저장성 닝보시 부서기 등을 역임하며 시 주석과 인연을 맺었다. 다만 정법 계통에 근무한 경험은 전무하다.
쑨리쥔은 지난 2월부터 중앙지도조 조원으로 코로나19의 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에서 방역을 지휘하기도 했으나, 심각한 기율 위반과 위법 혐의로 중앙기율위원회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날 한밤중 열린 공안부 회의에선 쑨 부부장의 기율 위반 혐의를 고발하며 이를 교훈으로 삼아 사상, 정치, 조직, 기풍 방면에서 저우융캉(周永康), 멍훙웨이(孟宏偉)가 남긴 독(毒)을 철저히 숙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우융캉은 중앙정법위 서기를 역임하며 ‘공안차르(황제)’로 불린 인물이다. 하지만 은퇴 후인 2013년 정치국 상무위원 출신으로는 처음 부패 혐의로 기소돼 무기 징역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저우융캉의 측근인 멍훙웨이 전 공안부 부부장은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첫 중국 출신 총재를 역임했으나 2018년 뇌물수수 혐의로 낙마했다.
사실 시진핑 주석은 그동안 잔존하는 저우융캉 구(舊) 세력을 축출하며 공안·사법 계통을 서서히 장악해왔다. 현재 정법 계통엔 왕샤오훙(王小洪) 공안부 부부장을 비롯 덩웨이핑(鄧衛平), 멍칭펑(孟慶豊) 등 '시자쥔'(習家軍·시 주석의 옛 직계 부하) 등 시진핑 주석의 측근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