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신탁 의존도 높은 부동산신탁사, 코로나19에 더 위험하다?
2020-04-22 07:16
부동산신탁사 영업수익 중 토지신탁 비중 50%
부동산 시장 둔화 시기, 재무위험에 쉽게 노출
부동산 시장 둔화 시기, 재무위험에 쉽게 노출
부동산신탁사의 사업구조가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는 상황에서 토지신탁 의존도가 높으면 재무위험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업 부동산신탁사의 전체 영업수익 1조3036억원 중 토지신탁 보수는 6346억원을 기록했다. 신탁보수(7881억원)만 놓고 보면 토지신탁 비중은 80%에 달한다.
문제는 수익이 지나치게 토지신탁에 치우쳐 있어 최근과 같이 부동산 시장이 둔화 조짐을 보일 때는 관련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3~4년 동안 부동산신탁사는 대형 건설사들이 진입하지 않는 틈새시장인 지방 중소도시의 소규모 사업장을 중심으로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을 확대해 왔다. 2015년 말 3조7000억원이었던 수탁고는 3년 만에 127% 증가했다.
지난해부터 경기침체에 따른 부동산 경기 불황에 대응하기 위해 관리형은 늘리고 차입형은 감축했지만, 관리형 토지신탁도 시공사가 도산할 경우에는 책임준공 및 지급보증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
책준형은 일반 관리형보다 수익성이 높은 대신 시공사가 약속한 기한 내 건축물을 준공하지 못하면 신탁사가 준공 의무를 부담해야 하는데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시공사 부실 리스크가 커져 이에 따른 손실을 부동산신탁사가 부담할 수 있다. 시공사 대부분이 신용도 및 사업 안정성이 낮은 건설사로 구성돼 있어 위험도는 더 높다.
한국금융연구원 서정호 선임연구위원은 "부동산신탁업은 부동산의 효율적 활용뿐 아니라 비금융자산의 금융 자산화를 촉진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 기능을 균형있게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의 단편적 구조로는 신탁이 인구·사회구조 변화에 적합한 종합적 재산관리 기능을 담당하기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