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코로나19로 음악의 중요성 더 느끼게 됐죠”
2020-04-21 08:00
5월 8일 새 앨범 ‘방랑자’ 선보여...슈베르트·리스트·베르크 연주
“저도 다른 때보다 요즘에 음악을 더 많이 듣는 거 같아요. 위로가 필요할 때나, 즐기려고 할 때. 이번 사태 때문에 음악의 중요성을 더 느끼게 됐어요.”
음악은 멈췄지만 동시에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공연이 줄줄이 중단되고 있지만 사람들은 음반, 온라인 공연 감상 등을 통해 음악을 만나고 위로 받고 있다. 이는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조성진도 마찬가지다.
오는 5월 8일 새 앨범 ‘방랑자(The Wanderer)’를 내놓는 조성진은 최근 국내언론과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음악 그리고 일상 생활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느낀다”며 “레스토랑 가서 평범하게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다시 한 번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성진은 “브론프만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피아니스트다. 작년 말에 처음 만나서 그 분 앞에서 피아노를 친 경험도 있다”며 “브론프만이 뉴욕필하모닉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을 연주하는 것을 작년 말에 현장에서 들었는데 너무 좋았다”고 환하게 웃었다.
브론프만처럼 조성진의 연주 역시 누군가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비록 공연장에는 가지 못하지만 온라인 연주를 통해 마음이 전달된다.
조성진은 “괴르네는 경력이 30년이 넘었는데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하더라”며 “나도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았다. 관객 없이 연주하는 게 처음엔 어색했지만 나중에는 정말 콘서트하는 것처럼 에너지를 느꼈다”고 놀라워했다.
오는 5월 발매되는 새 앨범 ‘방랑자’는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또 한 번 힘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슈베르트 ‘방랑자 환상곡’과 리스트의 ‘피아노 소나타’, 베르크의 ‘피아노 소나타’로 앨범을 꽉 채웠다.
‘방랑자 환상곡’은 슈베르트 자신도 “너무 어려워 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유명하다.
조성진은 “이 곡은 테크닉이 어려운 걸 감추는 게 제일 어려운 거 같다”며 “사람들이 들으면서 어렵다고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게 관건이다. 그냥 이 곡이 아름답구나, 극적이구나, 서정적이구나 이렇게 느끼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성진은 지난 6월 베를린에서 슈베르트와 베르크의 곡을 지난 10월 함부르크에서 리스트 소나타를 녹음했다.
그는 “리스트 소나타는 30분짜리 곡인데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치는 게 너무 어려운 곡이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녹음했다. (부분, 부분 나누지 않고 한 번에 하는 게) 그렇게 하는 게 더 흐름이 좋다고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2011년 리스트의 곡을 무대에서 처음으로 연주했다고 밝힌 조성진은 “그때부터 3년에 한 번씩은 무대에 올랐다”며 “그럴 때마다 저의 해석이 바뀌는 것도 느낄 수 있었고 음악적인 관점, 시각도 바뀌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다음 앨범은 쇼팽이 될 거 같다고 밝힌 조성진은 “어렵고 힘든 시기지만, 우리는 곧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며 “7월 한국 공연이 성사되길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