克日 소·부·장…연내 반도체 3대 핵심 품목 공급 안정화

2020-04-20 16:45
대일 의존도 상위 20대 품목 내년까지 안정화 목표
나머지 80대 품목 R&D 지원에 1.2조원 집중 투자

지난해 7월 일본의 수출규제조치 이후 착수한 국내 소재·부품·장비의 수급 안정화 정책이 점차 성과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극일(克日)의 각오로 대일 의존도가 높은 소재와 부품의 국산화에 나섰고, 중요 소재에 먼저 정부 재원을 투입했다. 20일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방문한 SKC 공장의 블랭크마스크도 그 결과물 중 하나다.

정 차관은 이날 오전 충남 천안에 위치한 SKC의 블랭크마스크 공장에 방문해 소부장 정책 가속화를 강조하고 그간 성과에 관해 설명했다. 대일본 수입 상위 20대 핵심 품목인 블랭크마스크는 일본 의존도가 90%에 달한다. 블랭크마스크는 반도체 공정의 핵심 소재이지만, 그간 수급 불안에 시달려 왔다. 이에 SKC는 일본의 수출규제가 있기 전 2018년부터 꾸준한 투자를 해왔다.

2018년 SKC는 430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말 블랭크마스크 신규 공장을 완공했다. 내년엔 블랭크마스크 품질을 첨단제품으로 끌어올려 양산할 계획이다. 비용은 지난해 추경예산을 활용했으며, 현재 기술개발에 돌입했다.

이날 정 차관의 발표에 따르면 정부는 대일 의존도가 높은 20대 품목의 공급 안정성 목표를 내년까지로 잡았다. 투입하는 예산은 지난해 추가경정예산 650억원, 올해 1165억원이다. 20대 품목은 국내 생산 확대·기술개발과 더불어 수입국을 다변화해 공급 안정성을 꾀할 방침이다.

특히, 정 차관은 일본의 수출규제 3대 품목인 불화수소, EUV(Extreme Ultraviolet)레지스트, 불화폴리이미드는 공장 신증설, 외투기업 투자 등으로 연내에 완전한 공급 안정화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불화수소는 불산액과 불화수소가스로 나뉘는데, 불산액은 주식회사 솔브레인이 공장을 신·증설해 생산력을 확대했다. 중국산을 생산에 투입해 수입국 다변화도 병행했다. 불화수소가스 역시 일부 기업의 공장 신설과 시제품 테스트를 통해 이르면 내달 양산체제에 들어간다.

EUV레지스트는 미국의 듀폰이 우리나라에 개발·생산시설을 구축해 생산을 거든다. 벨기에산을 활용해 다양한 소재 공급처도 확보했다.

불화폴리이미드는 코오롱인더스트리와 SKC 공장에서 주로 담당한다. 코오롱인더스트리에선 이미 생산체제를 마련했고, 연간 3000만장 수준의 생산력을 확보했다. 일부는 해외기업에도 수출하는 중이다. SKC도 공장을 신설했고 시제품 테스트를 하고 있다.

이외에도 나머지 80대 품목은 기술개발(R&D) 지원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하고, 공급선 다변화 등을 통해 수급 안정화를 확보할 계획이다.

정 차관은 "소부장 기술력 강화, 건강한 산업생태계 구축 등 확실한 변화를 위해 정부와 수요 공급기업 간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며 "조기 성과 창출을 위해 소부장 100대 핵심 품목의 상용화에 올해 2100억원 이상을 집중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원금액은 각각 △테스트베드 1394억원 △신뢰성평가 200억원 △양산평가 400억원 △수출바우처 140억원 △특허바우처 15억원 등 예산을 지원할 전망이다.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20일 오전 11시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블랭크마스크 등 소부장 국산화 성과점검을 위해 SKC의 블랭크마스크 천안공장을 방문했다. [사진= 산업통상자원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