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염된 후방산업]① 자동차·전자 수요 급감…철강 등 全업종 ‘충격’
2020-04-16 07:45
산업연구원 제조업 경기실사지수 "올 1분기 소비재 중심 매출 감소 뚜렷"
좀처럼 멈출 기세가 없는 코로나19 위세에 산업계 전반이 감염돼 맥을 못 추고 있다. 특히 자동차·가전 등 전방산업의 해외공장 생산 중단(셧다운) 등이 이어지면서 철강·정유·화학까지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실제로 올 1분기 소비재 중심으로 전 업종의 매출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재의 부품과 원료가 되는 후방산업 역시 도미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16일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전날 발표한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에서 올해 1분기 시황과 매출 현황 BSI는 각각 71과 70으로 전 분기의 84, 85보다 큰 폭 하락했다.
응답 결과는 0∼200 범위에서 지수로 산출한다. 100을 기준으로 200에 가까울수록 전 분기 대비 증가(개선), 반대로 0에 근접할수록 감소(악화)했다는 뜻이다.
1분기 내수는 전분기(86)보다 15포인트 떨어진 71에 그쳤고, 수출은 90에서 75로 하락했다. 설비투자는 97로 한 분기 만에 다시 기준선 아래로 내려갔고 고용도 전 분기(99)의 반등세를 잇지 못하고 96으로 떨어졌다.
대기업(74)과 중소기업(66)은 모두 전 분기(96, 85) 보다 두 자릿수 하락했다. 세부 업종별로는 무선통신기기·가전·자동차·섬유 등 소비재 관련 업종에서 큰 폭의 하락했다. 무선통신기기는 89에서 68, 가전은 81에서 58, 자동차는 87에서 58, 섬유는 83에서 50으로 모두 감소 폭이 30포인트 안팎에 달했다.
이처럼 소비재 업종, 즉 전방산업계의 매출이 악화되면서 제품의 소재나 원료가 되는 후방산업계(철강·정유·화학)의 시름이 깊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자동차, 전자, 기계 등에서 수요가 부진하면 철강, 조선 등 후방산업의 수익성이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2분기에 더 심각해질 것이란 우려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의 소비가 줄고 생산이 중단되면 납품하는 업체도 일감이 없어진다. 철강 등 기간사업에선 올 2분기에 대한 우려가 더 크다”고 전했다.
실제로 산업연구원의 올 2분기 시황 전망 BSI는 84에 그쳤다. 특히 기계 부문(82)과 소재 부문(81)의 전망치는 각각 7포인트와 4포인트 하락했다. 여기다 자동차(79)와 섬유(65) 등은 부진이 계속 이어지겠다는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