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아세안+3] 韓, ‘코로나 방역’으로 아세안 주도국 ‘우뚝’…文 “함께 극복하자”

2020-04-14 20:15
​지난해 부산·3월 G20 이어 ‘아세안+3’ 정상 한자리에
관련 방역 조치 및 경제 정책 그대로 공동성명서 반영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의 국제 협력을 논의하기 위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3(한·중·일)’ 특별화상정상회의에 참석해 국내 방역 성과를 널리 알렸다.

지난달 26일 열린 주요 20개국(G20) 특별화상정상회의 때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아세안+3 정상들의 협력 의지를 담은 공동성명서도 채택됐다.

이번 회의는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변수로 ‘화상’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더 거슬러 올라가자면 지난해 11월 우리 정부가 부산에서 주최한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다.

당시 문 대통령과 아세안 정상들은 ‘평화, 번영과 동반자 관계를 위한 한·아세안 공동비전 성명’ 및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공동의장 성명’을 채택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0년간 한·아세안 관계에서 교역은 20배, 투자는 70배, 인적교류는 40배 이상 늘어 한국과 아세안은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친구가 됐다”고 평가하고 함께 미래를 열어갈 동반자임을 강조했다.

이날 아세안+3 특별화상정상회의는 아세안 10개 회원국(인도네시아·태국·말레이시아·필리핀·싱가포르·라오스·미얀마·캄보디아·브루나이)에 한국·중국·일본 등 정례 초청국 3개 정상이 함께 모였다.

아세안+3는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에 대한 공동대응을 계기로 출범한 아세안 10개국 및 한·중·일 3국간 역내 회의체를 말한다. 보건‧금융·경제·정보통신기술(ICT)·교육 등 20여개 분야에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먼저 아세안 10개국 정상은 오전 10시부터 코로나19 대응 공조 방안을 논의하고 이후 한·중·일 3국이 합류해 13개 국가가 포괄적인 의제를 다루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한국이 한·중·일 3국 협력 조정국이라는 점이 아세안+3 특별화상정상회의가 성사된 데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3국은 아세안+3 정상회의의 원활한 개최를 위해 매년 돌아가면서 조정국 역할을 수행한다. 올해 조정국이 한국으로 아세안+3 의장국인 베트남과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세 차례 발언기회를 얻었다.

문 대통령은 “세계 인구와 경제의 30%를 차지하는 아세안+3 회원국들은 서로 밀접한 연대와 교류로 연결돼 있는 운명 공동체”라며 “그간 위기와 기회를 함께 나눠 왔듯이 이번 코로나19 위기도 함께 극복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주요 선진국들이 문 대통령의 발언에 집중한 이유는 한국이 코로나19 대응에서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G20 정상회의 전후로 세계 각국 정상들이 문 대통령과 통화를 요청하고 진단키트 등 방역물품 지원 요청이 쇄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도 한국의 개방성·투명성·민주성 등 코로나19 대응 3대 원칙과 ‘드라이브 스루’, ‘워크 스루’ 등 우리 정부의 방역 조치 및 경제 안정화 정책들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역내 적극적인 보건 협력과 인도적 지원 △방역정보와 임상데이터 공유 △경제인력 교류 보장 등을 각국 정상들에게 제시했다.

아세안+3 정상들도 회의 결과로 ‘코로나19에 대한 아세안+3 특별 화상 정상회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는 문 대통령의 제안이 그대로 반영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회의는 13개 회원국 정상이 코로나19 공동대응을 위한 정치적 의지를 결집하고, 보건‧경제뿐 아니라 식량 안보 등 각 분야에 미칠 사회적 파장에 대비하면서 코로나19 대응 해결책 마련을 위한 공조 체제를 견고하게 다진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 집무실에서 '아세안+3 화상정상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