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데이] "오늘 뭐 하십니까?"…당신이 투표하는 이유
2020-04-15 00:05
"21대 총선 운명의 날 밝았다"…오전 6시 전국 1만4330곳서 투표 개시
역사 바꾼 '한 표'…프랑스 '공화파·왕정파' 운명, 영국왕 '찰스 1세' 처형
이승만 정권 사사오입 개헌도 '한 표' 때문…나의 한 표 4660만원 가치
나의 한 표, 천문학적 예산 감시하는 현미경…장밋빛 공약에 레드카드
전문가 "저질스러운 정치인에 철퇴 가할 기회"…"투표 없으면 나도 없다"
역사 바꾼 '한 표'…프랑스 '공화파·왕정파' 운명, 영국왕 '찰스 1세' 처형
이승만 정권 사사오입 개헌도 '한 표' 때문…나의 한 표 4660만원 가치
나의 한 표, 천문학적 예산 감시하는 현미경…장밋빛 공약에 레드카드
전문가 "저질스러운 정치인에 철퇴 가할 기회"…"투표 없으면 나도 없다"
'No vote No Future(투표가 없으면 미래는 없다).'
"오늘 뭐 하세요?" 첫마디를 떼자마자, 항상 되돌아온 물음. "왜요?", "거부권도 헌법상 권리가 아닌가요?" 말문부터 턱 막힌다. 언제부터였을까. 한때 우리나라 투표율은 95.5%(1948년 제헌 국회의원 선거)에 달했지만, 지금은 60%만 넘어도 소위 '대박 사건'으로 치부된다.
기억하는가. 당신 손에 쥔 '한 표'가 역사의 물줄기를 바꿨다는 사실을. 미국 독립선언문의 기초위원이었던 토머스 제퍼슨은 단 한 표 차이로 미국의 제3대 대통령이 됐다.
프랑스 제3공화국의 분수령이 된 1875년 프랑스 의회의 공화파(353표)와 왕정파(352표)의 운명도 한 표에서 갈렸다. 영국 왕 찰스 1세의 처형(1649년)과 아돌프 히틀러의 독일 나치당 당수 당선(1923년)도 마찬가지였다. 먼 나라 얘기가 아니다. 이승만 정권의 사사오입 개헌도 한 표가 부족해 벌어진 블랙코미디가 아니었나. <관련 기사 3·4면>
◆내 한 표 4660만원··· "포기하실 건가요?"
제21대 국회의원선거(총선)의 날이 밝았다. 지역구 253명과 비례대표 47명 등 총 300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이번 총선은 15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1만4330개의 투표소에서 일제히 개시된다. 주권자를 대신해 4년간 일할 '대리인의 운명'은 자정께 윤곽이 드러날 예정이다.
그 대리인 비용은 천문학적 액수에 달한다. 이번 총선에서 투표권을 가진 유권자에게 던지는 두 번째 질문은 '혹시 당신이 가진 한 표의 값을 계산한 적이 있나요'다.
올해 정부 예산은 512조3000억원이다. 국회의원 임기는 총 4년이다. 300명의 국회의원이 4년 동안 약 2049조2000억원(올해 기준)의 예산을 주무른다. 이를 21대 총선 유권자 수(4399만4247명)로 나누면 4660만원이다.
이는 가장 보수적인 계산이다. 국회의원 특별활동비와 보좌진 보수 등으로 들어가는 비용만 10조500억원(1인당 35억원X300명)에 육박한다. 이는 총선 후 본격적으로 논의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이나 '9월 신학기제'에 따른 학급 증설액(10조4302억원)과 비슷한 규모다.
◆"당신의 한 표가 내일을 바꿉니다"
나의 '한 표'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감시할 현미경이다. 묻지마식 지하철 건설을 비롯해 장밋빛 공약에 철퇴를 가하는 도장이다. '100조원이니, 240조원이니' 하는 미래 세대의 세금 청구서를 가장한 공약(空約)에 레드카드를 내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 하면 된다고?", "권리는 의무 행사 없이도 내세울 수 있다고?" 14일 통화에서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말했다. "저질스러운 정치인이 국민 세금을 방탕하게 사용하도록 방치하면 소득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이를 막기 위한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은 국민의 의무다."
이번에 투표하지 않으면, 지난 4년 내내 막말·혐오를 부추긴 정치인을 신성한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또 마주한다. 지역구 민원 해결사를 자처하는 입법 로비스트에게 농락당한다. 한마디로 'No vote No Right(투표가 없으면 권리도 없다)'다.
내 한 표는 '나만의 권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중학교 때 헌정사상 초유의 탄핵을 맞았던 54만8986명의 '낭랑 18세'도 투표소로 향한다. 이날 온종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투표 독려 글로 넘쳐났다.
"나의 한 표가 나의 삶을 바꾼다."(배우 김규리), "투표를 해야 당당하게 할 말이 있다."(개그맨 김준현), "투표가 없으면 나도 없다."(작가 노희경) 자, 다들 준비되셨나요?
"오늘 뭐 하세요?" 첫마디를 떼자마자, 항상 되돌아온 물음. "왜요?", "거부권도 헌법상 권리가 아닌가요?" 말문부터 턱 막힌다. 언제부터였을까. 한때 우리나라 투표율은 95.5%(1948년 제헌 국회의원 선거)에 달했지만, 지금은 60%만 넘어도 소위 '대박 사건'으로 치부된다.
기억하는가. 당신 손에 쥔 '한 표'가 역사의 물줄기를 바꿨다는 사실을. 미국 독립선언문의 기초위원이었던 토머스 제퍼슨은 단 한 표 차이로 미국의 제3대 대통령이 됐다.
프랑스 제3공화국의 분수령이 된 1875년 프랑스 의회의 공화파(353표)와 왕정파(352표)의 운명도 한 표에서 갈렸다. 영국 왕 찰스 1세의 처형(1649년)과 아돌프 히틀러의 독일 나치당 당수 당선(1923년)도 마찬가지였다. 먼 나라 얘기가 아니다. 이승만 정권의 사사오입 개헌도 한 표가 부족해 벌어진 블랙코미디가 아니었나. <관련 기사 3·4면>
◆내 한 표 4660만원··· "포기하실 건가요?"
제21대 국회의원선거(총선)의 날이 밝았다. 지역구 253명과 비례대표 47명 등 총 300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이번 총선은 15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1만4330개의 투표소에서 일제히 개시된다. 주권자를 대신해 4년간 일할 '대리인의 운명'은 자정께 윤곽이 드러날 예정이다.
그 대리인 비용은 천문학적 액수에 달한다. 이번 총선에서 투표권을 가진 유권자에게 던지는 두 번째 질문은 '혹시 당신이 가진 한 표의 값을 계산한 적이 있나요'다.
올해 정부 예산은 512조3000억원이다. 국회의원 임기는 총 4년이다. 300명의 국회의원이 4년 동안 약 2049조2000억원(올해 기준)의 예산을 주무른다. 이를 21대 총선 유권자 수(4399만4247명)로 나누면 4660만원이다.
이는 가장 보수적인 계산이다. 국회의원 특별활동비와 보좌진 보수 등으로 들어가는 비용만 10조500억원(1인당 35억원X300명)에 육박한다. 이는 총선 후 본격적으로 논의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이나 '9월 신학기제'에 따른 학급 증설액(10조4302억원)과 비슷한 규모다.
◆"당신의 한 표가 내일을 바꿉니다"
나의 '한 표'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감시할 현미경이다. 묻지마식 지하철 건설을 비롯해 장밋빛 공약에 철퇴를 가하는 도장이다. '100조원이니, 240조원이니' 하는 미래 세대의 세금 청구서를 가장한 공약(空約)에 레드카드를 내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 하면 된다고?", "권리는 의무 행사 없이도 내세울 수 있다고?" 14일 통화에서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말했다. "저질스러운 정치인이 국민 세금을 방탕하게 사용하도록 방치하면 소득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이를 막기 위한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은 국민의 의무다."
이번에 투표하지 않으면, 지난 4년 내내 막말·혐오를 부추긴 정치인을 신성한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또 마주한다. 지역구 민원 해결사를 자처하는 입법 로비스트에게 농락당한다. 한마디로 'No vote No Right(투표가 없으면 권리도 없다)'다.
내 한 표는 '나만의 권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중학교 때 헌정사상 초유의 탄핵을 맞았던 54만8986명의 '낭랑 18세'도 투표소로 향한다. 이날 온종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투표 독려 글로 넘쳐났다.
"나의 한 표가 나의 삶을 바꾼다."(배우 김규리), "투표를 해야 당당하게 할 말이 있다."(개그맨 김준현), "투표가 없으면 나도 없다."(작가 노희경) 자, 다들 준비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