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신규채용 '올스톱'..."코로나19 타격 오래갈 것"
2020-04-14 10:09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 채용이 '올 스톱' 됐다. 신규 채용은 계획도 못하는 상황이고, 국제선 운항이 90% 이상 중단되면서 구조조정 없이 기존 유휴인력을 안고가는 게 항공사의 최대 과제가 됐다. 코로나 사태로 항공업계가 가장 타격이 컸던 만큼 올해 4분기가 지나서야 업황 정상화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등 국내 8개 항공사가 올해 신입사원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올해 채용을 진행하는 항공사는 신생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프레미아 뿐이다. 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신규채용을 진행하는 이유는 오는 7월 1호기인 보잉 787-9를 도입하고 하반기에 첫 취항을 하려면 빠듯한 일정이기 때문이다. 에어프레미아가 지난달 25일 마감한 신입 객실승무원 서류전형에는 약 1만 명이 몰렸다.
채용 규모가 90~100명인 점을 감안하면 경쟁률은 100 대 1까지 치솟은 셈이다. 항공사들이 업황 악화로 지난해 공채를 통해 뽑은 신입사원들도 현장에 배치하지 못하자 타 항공사의 1~2년차 승무원들도 에어프레미아에 원서를 전수하고 나섰다. 또한 계약직으로 해외항공사에서 일했던 경력직 인력들도 고용불안을 호소하며 에어프레미아 공채에 도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계획됐던 신규채용이 취소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에어부산은 중거리용 항공기 A321네오LR 도입 계획을 미루면서, 이달 계획했던 객실 승무원 채용도 미루기로 했다. 에어부산은 A321네오LR을 부산~호찌민 노선에 투입한다는 계획이었지만, 베트남 정부가 한국발 항공기 승객을 입국 제한시키면서 경영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그야말로 항공사 신입사원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된 셈이다. 업계에는 항공사들이 올해 신규 채용을 진행할 만큼 빠르게 회복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이날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에 따른 산업별 영향' 보고서를 통해 "항공업과 관광, 숙박업은 4분기가 지나서야 업황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나더라도 타격이 컸던 관광 인프라 재구축에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다.
이처럼 상황이 안 좋자 항공사들은 휴직을 진행 중이다. 특히 인수합병(M&A)을 앞두고 급여 미지급, 한 달 운휴 등 최악의 상황을 맞은 이스타항공은 직원 300여명을 정리해고 하는 초강수 대책을 내놨다. 당초 보유 항공기 23대 가운데 10대를 반납함에 따라 직원의 45%인 750명을 구조조정을 하는 안을 검토했지만, 노사 간 고통 분담 300여명으로 합의했다. 대한항공의 기내식 협력업체 직원 중 인천에서 근무하는 1800명 가운에 1000명이 권고사직을 당했으며, 나머지 800명 중 300여명은 휴직에 들어갔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 신규채용이라는 말을 꺼내기가 민망할 정도"라며 "채용은 커녕 기존 인원들을 안고 가는 게 올해 최대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