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미·중 무역분쟁 재발 가능성…韓기업도 대비해야"
2020-04-13 08:43
무역협회 보고서 "美, 영국까지 화이트리스트 제외 움직임"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과 대통령 선거가 맞물리면서 미국이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 한국 기업들의 대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는 12일 공개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미·중 관계의 향방'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미국과 중국이 진원지 공방을 벌이는 등 최근 미·중 분쟁의 전선(戰線)이 다시 확장되는 양상이 보인다"고 밝혔다.
필수 의료물품에 대한 대(對)중국 추가 관세 부과를 중지하고 국제공조를 강화해야 한다는 일각의 요구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대선을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위해 강경한 기조를 고수하며 미·중 갈등을 재격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미·중 1단계 무역협정이 2월 발효됐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상호 약속한 교역 확대 목표를 이루기 어려워졌다"며 "미국은 여전히 보조금, 환율, 화웨이 거래 제한 등 다양한 사안에서 중국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올해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의 미국 유입과 확산 원인으로 중국 책임론을 강조하면서 1차 합의에서 다루지 못했던 보조금, 국영기업, 사이버보안 등 이슈들을 무기로 중국에 대한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제3국들에도 대중 압박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국가가 늘어날 수 있다.
실제로 이미 미국은 화웨이의 5세대(5G) 통신장비 국제입찰을 제한하지 않았던 영국 등 일부 국가를 대미 투자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법안 개정에 들어갔다.
보고서는 "앞으로 미·중 관계는 1단계 합의 이행을 통해 리커플링(재동조화)으로 돌아갈 유인과 코로나19로 인해 미국이 의료품 지급 등 보건 안보를 이유로 중국과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을 가속할 유인이 혼재하는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한국 기업은 대중 압박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과 코로나19 이후 세계경기 회복에 무시할 수 없는 존재인 중국 사이에서 상황별 시나리오를 충분히 점검하며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