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틀에 걸쳐 진행한 21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가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누적 투표율은 26.69%를 기록해, 무려 100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소중한 한표의 권리'를 미리 행사했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6시부로 종료된 제21대 총선 사전투표의 누적 투표율을 26.69%로 집계했다고 밝혔다. 전날 오전 6시부터 시작된 사전투표에 총 4399만4247명의 선거인 중 1174만2677명이 참여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전남의 투표율이 35.77%로 가장 높았고, 전북이 34.75%로 뒤를 이었다. 투표율이 가장 낮은 지역인 대구는 23.56%를 기록했다.

그밖에 세종 32.37%, 광주 32.18%, 강원 28.75%, 경북 28.7%, 경남 27.59%, 서울 27.29%, 대전 26.93%, 충북 26.71%, 울산 25.97%, 부산 25.52%, 충남 25.31%, 제주 24.65%, 인천 24.73%, 경기 23.88% 순이었다.

이번 21대 총선 사전투표율은 사전투표가 처음 도입된 2013년 이래 최고치다. 이전 사전투표 최고 투표율은 지난 2017년 제19대 대통령 선거 당시 26.06%였으며, 지난 2016년 제20대 총선 당시 누적 사전투표율은 12.19%였다.

사전투표제도란 유권자들이 부재자 신고를 하지 않아도 투표일 전 미리 투표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2013년 상반기 재·보궐선거에 처음 도입됐다. 사전투표제가 도입된 이후 현재까지 지방선거 2차례와 대통령 선거 1차례, 국회의원 선거 2차례가 치러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전투표의 높은 인기 원인으로 코로나19 사태를 꼽았다. 유권자들이 오는 15일 본 선거일에 사람이 몰리면 감염 우려가 높다는 점을 의식해 일종의 '분산투표' 효과가 강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역대 최고 투표율까지 기록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국민들이 현 정국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이번 총선에 참여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번 선거가 '코로나19 위기'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서 정권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친(親)정부·여당 성향 유권자와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반(反)정부·야당 성향의 대결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각 정당들도 코로나19 사태라는 악재에서 나온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이 오는 15일 본 선거 결과에 어떻게 작용할지 촉을 세우고 있다.

이근형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투표 효능감이 올라가면서 코로나19 악재로 저하될 수 있는 투표율이 상쇄돼 지난번 (총선) 수준처럼 되지 않겠느냐"고 분석했다. 반면, 박형준 통합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문재인 정권의 실정에 회초리를 든 여론이 밑바닥에서 확산돼 사전투표로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이전 사례들을 고려했을 때 이번 사전투표에서 호남권 투표율이 영남보다 높게 나온 것이 민주당에 유리하지 않겠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만, 연령별 사전투표율 분석치가 아직 나오지 않았기에 코로나19 등 변수가 많은 이번 선거 결과를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날 21대 총선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오는 15일 최종 투표율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 최종투표율은 58%를 기록했으며, 이전 최고 사전투표율을 기록했던 지난 대선 최종투표율은 77.2%였다. 2000년대 치러진 5번의 총선 중 최고 최종투표율은 2004년 17대 총선 당시 60.6%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