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 '코로나 삭풍' 몰아친다…닛산·테슬라도 감원
2020-04-08 17:56
과거 몸집 부풀렸던 닛산 대규모 일시 해고
코로나19로 전 세계 자동차 업계에 삭풍이 불고 있다. 자동차 판매가 급락하고, 업황이 악화하면서 과거 대규모 투자로 몸집을 키웠던 기업들은 서둘러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닛산자동차는 미국에서 약 1만명의 종업원을 일시 해고하고, 일본 등에서 생산을 멈춘다.
닛산은 과거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의 지휘하에 위기를 극복했다. 곤 회장은 신흥국 사업 확대라는 승부수로 장애물을 넘어섰다. 그러나 당시의 무리한 투자는 최근의 경영 부진으로 이어져 닛산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8일 보도했다.
경영난이 가중화하면서 닛산은 미국 3개 공장에서 일하는 약 1만명의 직원을 일시 해고하기로 했다. 영국과 스페인 공장에서도 각각 약 6000명과 3000명을 일시 해고하기로 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현재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는 생산중단이 이어지고 있어, 해고된 노동자들이 언제 다시 일터로 복귀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 2008년 닛산은 미국에서 1200여명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을 실시했으며, 스페인 공장에서도 3300여명을 일시 해고한 바 있다. 이후 지난 2009년에도 세계의 종업원 수를 2만명 줄인 바 있다.
당시 닛산은 정리해고를 단행하는 한편 인도네시아와 브라질 등 신흥국 공장 증설 등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면서 2011년에는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서면서 위기를 극복했다.
이런 투자로 닛산의 생산능력은 연 700만대 이상으로 늘어났지만, 신차개발비가 줄면서 판매도 감소했다. 생산대수와 판매량의 괴리가 늘면서 이익은 더욱 타격을 받게 됐다.
닛산은 5월에 새로운 경영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세계 전기차 업계의 선두주자인 테슬라도 모든 임직원의 임금 삭감과 시간제 노동자 일시 해고라는 카드를 내놓았다. 7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 같은 내용의 메모를 임직원에게 보냈다.
부사장 이상인 임원은 30%, 디렉터 이상은 20%, 그 외 모든 직원은 10%가 삭감된다. 임금 삭감 조처는 2분기 말까지 유지된다고 외신은 전했다.
시간제 노동자는 일시적으로 해고된다. 재택근무가 불가능하거나 필수적인 업무를 할당받지 못한 근로자가 대상이다.
테슬라는 메모에서 "어려운 시기에 우리가 발전할 수 있는 회사 공동의 희생"이라며 임금 삭감과 일시 해고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중단했던 전기자동차 생산은 재개하기로 했다. 우선 이날부터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을 다시 가동하기로 했다. 또 내달 4일에는 미국 내 모든 공장이 정상 가동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