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7] 역대급 '깜깜이 선거' 3대 수수께끼...①스윙보터 ②인지도 ③샤이보수

2020-04-08 00:00
4년전 새누리, 39% 지지에도 1당 뺏겨
여론조사선 아는 후보 응답 경향 강해
진짜 결과는 총선 당일까지 '오리무중'

'민심의 바로미터냐, 고장 난 풍향계냐.' 국회의원 총선거(총선)는 '여론조사의 무덤'으로 불린다. '여당 우세'인 현재 판세가 뒤집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특히 총선 막판 변수인 스윙보터(부동층)가 '최대 1000만명'에 육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격차가 3∼5% 포인트인 초박빙 지역에선 중간 여론조사와 판이한 결과를 도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론조사에서 드러나지 않은 '샤이 보수(표심을 감추는 보수 성향 유권자)'도 총선 변수다. 9일부터는 일명 '깜깜이 선거(여론조사 결과 공표 및 보도 일절 금지)'에 돌입하는 만큼, 숨은 표심 찾기를 둘러싼 여야의 기싸움은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4년 전 새누리 39%였는데···제1당 뺏겼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네 차례(17∼20대)의 총선 결과는 여론조사와 차이를 보였다. 가장 드라마틱한 결과는 20대 총선이다. 당시 많은 전문가들은 '새누리당이 최소 과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제1당은 더불어민주당(123석)이 탈환했다. 새누리당은 이보다 1석 적은 122석에 그쳤다.

하지만 '한국갤럽(이하 같은 여론조사기관·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이 20대 총선을 2주 앞두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4월 4∼6일 조사·이하 다음 날 공표)는 달랐다. 새누리당은 39%로, 22%에 그친 민주당을 17% 포인트 차로 앞섰다.

19대 총선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총선 2주 전 지지율은 새누리당 35%, 민주통합당 31%로 오차범위 내에서 혼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개표 결과는 새누리당이 152석으로 과반을 차지했다.

18대 총선에선 당시 한나라당이 42%, 통합민주당이 15%로 한나라당 지지율이 약 3배를 보였다. 그러나 실제 의석은 한나라당 153석, 통합민주당 81석으로 약 두 배에 못 미쳤다.

◆"여론조사=인지도"···與도 野도 안심 못해

17대 총선에선 열린우리당이 152석으로 과반을 차지했지만, 당시 정당 지지율은 과반(47%)에 미치지 못했다. 16% 지지율에 그쳤던 한나라당은 세 자릿수(121석) 의석수를 달성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여론조사와 실제 득표 간 괴리 현상에 대해 "지금 여론조사는 인지도 조사나 마찬가지"라며 "'내일 투표한다면 누구를 찍겠냐'고 물어보는 식으로 확 들어가는 게 중요한데 지금은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식으로 물어 정확도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깜깜이 선거' 기간 동안 민심이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부동층은 전체 유권자(4399만4247명) 중 22%에 달해 전국 100여곳의 격전지 선거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부동층의 표심에 따라 기존 여론조사와 반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샤이 보수의 움직임에도 정치권의 관심은 뜨겁다. 민주당은 '샤이 보수는 없다'며 평가절하하지만, 통합당은 ‘샤이 보수는 존재한다’며 맞불을 놓고 있다. 특히 통합당은 샤이 보수층을 전체 유권자의 4~8%로 추정하는데, 이들이 실제 투표장에 나올 경우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 중인 지역의 결과까지 뒤집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샤이 보수층은 본인은 보수라고 하면서도 '통합당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는 유보하는 사람"이라며 "현재로선 크게 움직일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제21대 총선 투표용지 인쇄. 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의 한 인쇄소에서 직원이 인쇄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용지를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