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명가' LG전자, 1분기 '깜짝 실적'…2년 만에 영업익 1조원대 복귀(종합)

2020-04-07 15:31

LG전자가 2년 만에 영업이익 1조원대에 복귀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 속에서도 신(新)가전과 올레드(OLED) TV의 경쟁력을 앞세워 '깜짝 실적'을 달성한 것이다.

7일 LG전자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4조7287억원, 영업이익 1조904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액은 1.2%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21.1% 증가했다.

LG전자의 분기별 영업이익이 1조원대에 복귀한 것은 2018년 1분기 이후 2년 만이다. 이같은 실적은 시장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LG전자의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는 매출 15조4957억원, 영업이익 8474억원 수준이었다. 컨센서스와 비교할 때 매출은 다소 낮았지만 영업이익은 30% 가까이 높은 편이다.

사업본부별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가전 부문을 맡은 H&A사업본부가 호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건조기, 공기청정기, 의류관리기, 무선청소기 등 신성장 제품군의 매출이 고르게 증가하는 한편 전체 매출에서의 비중이 확대돼 높은 수익성이 예상된다.

HE사업본부 역시 경쟁력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글로벌 TV 시장의 역성장이 전망되고 있지만, 오히려 시장 경쟁 완화로 인해 마케팅 비용 등이 축소되면서 영업이익률을 높였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형 제품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스마트폰 사업의 경우 20분기 연속 적자가 유력하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일부 생산 차질 등의 영향이 발생하면서 MC사업본부의 영업적자는 전년 동기(2040억원)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직전 분기(3320억원)보다는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점이 위안이다.

문제는 2분기다. 코로나19가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서, 여파 또한 본격화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특히 해외 사업장의 가동 중단과 오프라인 유통 제한으로 실적에 타격을 입을 수 있을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8K TV 시장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됐던 도쿄올림픽 역시 코로나 사태로 인해 내년으로 연기됐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과 TV 수요가 전년 대비 각각 30%와 22% 하락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이로 인해 LG전자의 영업이익을 40% 하향한 4434억원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실적 하락은 일시적이며 4분기부터는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연결기준 순이익 및 사업본부별 실적은 이달 말 예정된 실적설명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연합뉴스]